[인터뷰] 프룻프룻, 못난이 농산물 살리는 대학생들 "버려지는 농산물 활용한 '못난이 농산물 밀키트' 기획"
[인터뷰] 프룻프룻, 못난이 농산물 살리는 대학생들 "버려지는 농산물 활용한 '못난이 농산물 밀키트' 기획"
  • 정단비
  • 승인 2021.11.2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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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버리면 음식물 쓰레기니까 속상하죠. 열심히 키운 농산물들이 기회도 없이 버려지는걸보는데"

용인 느타리 농가 홍성욱씨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고 결심했다. 밭에서 나가보지도 못하고 버려지는 못난이 농산물을 살려보기로 했다.

가천대학교 소셜벤처 동아리(인액터스) 소속인 ‘프룻프룻’ 팀은 ‘버려지는 못난이 농산물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다양한 학과에서 모인 9명의 학생들은 영월, 여주, 양평, 횡성 등의 농가에 방문하여 못난이 농산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고민한 끝에 ‘못난이 협동조합’ 외 3곳의농가와 파트너십을 맺게 됐다.

못난이 농산물이란 모양과 크기 등의 겉모습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지는 농산물이다. 이러한 농산물들이 버려지는 것을 지켜만 보는 농가는 경제적 손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농산물 표준규격'에는 농산물의맛과 영양에는 상관없이 외관에 대한 기준(색태와 무게)만제시되어 있어, 외관이 규격에 맞지 않는 농산물은 상품으로 출하되지 못고 있다.

이는 농가소득 증대에 큰 걸림돌이 되며, 국가적으로는 자원 낭비의 요인이다.  

못난이 농산물은 환경과도 관련이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매년 전세계 농산물 생산량의 1/3은 모양이 예쁘지않다는 이유로 폐기되고 있다. 이러한 음식 폐기물로 배출하는 탄소량은 44억mt(미터톤)에 달하고, 음식 폐기물 처리에 지구 전체 담수의 20% 가량이 쓰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과한 상처, 포장 오류, 운반 중 실수 등 판매 가치가 없는 식자재 활용를 활용하는 '식자재 새활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버려지는 식자재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프룻프룻)
(사진=프룻프룻)

첫 번째 선보인 제품은 지난 3월 200kg의 못난이 토종다래와 함께 한 '영월이네다래칩'이다. 당시 총 100만원 상당의 부가 이익을 창출해 농가에 전달한 바가 있다.

다음으로는 ‘못난이 농산물 채식 밀키트’가 있다. 소비자들이 채소 요리를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깔끔하게 손질, 계량된 재료들로 구성한 간편식 제품이다.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밀키트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못난이 농산물의 특징인 ‘합리적인 가격’이 장점이다. 그리고 가천대학교 식품영양학과와의 협업으로 개발한 레시피, 국내 농가에서 공수해온 국산 농산물도 눈길을 끈다.

채개장은 대파, 표고, 마늘, 양파 등을 오랜 시간 우려낸 채수를 베이스로 하여 깔끔한맛과 담백함을 내는 요리다. 프룻프룻은 배송 시에도 최대한 일회용품을 줄이고자 다회용 용기와 친환경 아이스팩을 사용했고, 생분해되는 PLA 양념용기를 사용했다.

(사진=프룻프룻)
(사진=프룻프룻)

프룻프룻 팀은 제품 개발을 위해 6개월 넘게 연구가 지속했고 그 결과 ‘못난이 농산물 채식 밀키트’가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룻프룻 관계자는 "해당 레시피는 가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연구원 10명, 주부 5명, 2030 대학생5명 등의 맛 평가 피드백을 받고 수많은 레시피 보완과 수정을 거듭해 완성했다"며 "지난 10월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했는데 약 110kg의 못난이 농산물을 살려냈으며, 펀딩률 835%와 4백여 만원의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이어 "펀딩을 통한 수익금은 새로운 밀키트 연구 개발비로 사용해, 보다많은 농가의 추가 소득 창출을 도모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못난이 식자재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을 계속 이어갈 것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