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끝을 앞둔 이맘때 즈음이면 왠지 모르게 싱숭생숭해지는 마음을 다잡기 어려운 이들이 많다. 필자 역시 그런 부류의 사람 중 하나다.
매년 이 시기만 되면 부쩍 혼족의 고독함이 크게 다가와 평소엔 거들떠보지도 않던 뜨개질을 한다거나, 퍼즐을 푼다거나 하는 식으로 마음을 다잡곤 한다.
올해는 어떻게 연말의 공허함을 달랠까 하다가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보기로 했다. 바로 내년 달력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다.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고민하다 쉽게 달력을 만들 수 있는 툴을 가진 ‘오프린트미’라는 인쇄사이트를 찾았다.
이제 결심을 실행으로 옮길 차례. 준비물은 달력에 사용될 사진 몇 장과 약간의 인내심이면 충분하다.
필자는 반려 중인 강아지와 고양이를 달력에 담기로 했다. 2022년 내내 사용하는 물건이니만큼 신중하게 고르고 골랐다. 달력 제작의 전 과정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사진 선정에 투자했을 정도다.
넉넉하게 50여 장의 사진을 선별하고 달력 디자인에 돌입했다. 필자가 사용한 편집툴은 포토샵이다. 포토샵을 쓸 줄 모른다고? 걱정하지 마시라. 사이트에서는 쉽게 달력을 만들 수 있는 편집툴을 제공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표지 이미지를 만들고 나면 본격적인 내지 작업에 돌입한다. 장마다 다른 디자인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자라면 좋았겠지만, 필자는 생초보인데다 예쁜 달력이 목표는 아니었기에 기본 틀을 만들어두고 사진과 숫자만 바꾸는 방식을 택했다.
월마다 숫자를 바꾸고 기본적인 공휴일 외에 부모님과 본인의 생일, 반려동물 입양일 등 나만의 기념일도 미리 입력했다. 내년 공휴일은 언젠지 미리 살펴보며 언제 연차를 써야 똑똑하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하는 것도 재밌었다.
이렇게 표지와 1월부터 12월까지 각 2장씩 총 25개의 이미지를 완성하고 나면 하나의 PDF 파일로 만들어 인쇄를 주문할 수 있다.
내 디자인 업로드를 선택 후 파일을 업로드 하면 확인이 쉬운 미리보기 화면이 나타난다. 여기서 오탈자는 없는지, 중복된 이미지는 없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저장을 누르고 주문하면 끝.
필자는 일요일에 주문을 넣었는데 바로 월요일에 출고돼 화요일에 수령 받았다.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단 며칠 만에 얼렁뚱땅 만들어낸 것이지만, 어쨌든 직접 만들었다는 뿌듯함이 일단 첫 번째다. 또 굳이 펜으로 적을 필요 없이 기억해야 할 기념일들이 인쇄돼 있어 깔끔하게 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가격 역시 2권에 1만2700원으로, 시중에서 파는 디자인 달력보다 저렴하다.
혹시 직접 달력 만들기에 관심이 생겼으나 포토샵을 다룰 수 없는 이들이라면 오프린트미의 ‘직접 디자인하기’에서 제작하면 된다. 여러 가지 디자인 요소들을 사용할 수 있어 초보자도 편리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
만약 전혀 디자인 감이 전혀 안 잡힌다면 마련돼 있는 템플릿을 수정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 템플릿을 사용하면 따로 날짜를 일일이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