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다른 듯 비슷한 듯 ‘배달의민족 vs 쿠팡이츠’..소비자의 선택은?
[솔로이코노미] 다른 듯 비슷한 듯 ‘배달의민족 vs 쿠팡이츠’..소비자의 선택은?
  • 김다솜
  • 승인 2022.02.17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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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증가와 코로나19 등으로 국내 배달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전년대비 48.2% 증가한 25조684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재 국내 배달 플랫폼은 3자 구도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의 일간 활성사용자수로 추정한 주요 배달 플랫폼의 시장점유율은 배민이 68.81%, 요기요 19.55%, 쿠팡이츠 11.64% 등으로 집계된다.

쿠팡이츠는 이중 가장 후발주자로, 2019년 처음 배달앱 시장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출시와 동시에 시장의 대세로 자릴 잡았다. 10여년 간 배민, 요기요와 함께 3강 구도를 이뤘던 배달통의 본격적인 약세가 시작된 것도 쿠팡이츠가 등장하고서부터다. 국내 최초의 배달앱으로 자릴 지켰던 배달통은 결국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배달의민족(왼)-쿠팡이츠 로고
배달의민족(왼)-쿠팡이츠 로고

■ 쿠팡이츠가 불붙인 ‘단건배달’ 경쟁

쿠팡이츠가 이렇게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단건배달’이 꼽힌다. 기존 배달 체계는 한 명의 배달 기사가 여러 식당의 음식을 가지고 여러 집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배달이 지연되는 주요 원인이다.

소비자들은 물론이고, 업주 입장에서도 이 같은 방식의 배달은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픽업 후 배달 완료까지 시간이 길어질수록 음식의 맛과 질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배달 수요가 늘면서 배달 지연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던 시기에 쿠팡이츠가 내놓은 단건배달 시스템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여러 집을 거치지 않고, 음식점에서 집앞까지 곧바로 오는 1주문 1배달 서비스는 곧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6월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을 출시했다. 요금체계 역시 쿠팡이츠와 동일한 수준으로 내놓으면서 쿠팡이츠와의 경쟁을 공식화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배민 VS 쿠팡이츠, 퀵커머스서 2차전

배민과 쿠팡이츠의 단건배달 경쟁은 퀵커머스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쿠팡이츠는 기존 1주문 1배달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한 쿠팡이츠마트를 지난해 7월 처음 선보였다. 현재는 서울 송파·강동·강남·서초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쿠팡이츠마트는 물류센터에 전담 배달파트너가 상주하고 있는 형태로, 15분 내외의 배달이 이뤄진다.

배민은 기존에 운영하던 B마트의 단건배달 서비스인 B마트원을 최근 서울 강남·송파 등 일부지역에 도입했다. 기존 B마트는 근처에 있는 배달원을 찾아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받아 배달하는 형식으로, 배달 완료까지 최대 1시간이 소요된다. B마트원의 배달 예상 소요시간은 20분 내외다.

현재는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일부 지역에서만 퀵커머스 단건배달을 시행하고 있지만 두 기업 모두 서비스 지역을 확장해나갈 것으로 점쳐진다. 본격적인 서비스 확대가 시작되면 쿠팡이츠와 배민의 2차 격전지는 퀵커머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 소비자의 선택은

두 기업이 비슷한 전략으로 경쟁을 벌이면서 소비자들의 피로도도 쌓이고 있다. 특별한 차이점을 찾지 못해 두 가지 앱을 동시에 사용하거나 아예 둘 다 삭제했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 배달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배달비 인상이다. 배달비가 계속해서 오르는 원인으로는 배달기사의 부족과 단건배달 경쟁 등이 꼽힌다. 애초에 기사가 배달 수요보다 부족한 데 더해 단건배달로 배달기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배달비가 오르게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쿠팡이츠와 배민이 기존의 단건배달 프로모션을 종료함에 따라 업주와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배달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되는 배달비 인상 소식에 정부는 최근 배달비 공시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특정 가게에서 배달물품을 주문할 때 앱별 수수료 정보를 비교해 제공하고, 거리별·배달방식별 수수료 정보도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달비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배달 수요와 배달기사 공급 부족 간의 문제인 만큼, 배달비 공시제가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온라인에서는 배달 끊기 챌린지, 배달 공구 등 인상된 배달비 부담을 줄이는 방법들이 공유되고 있다. 배달비 절약을 위한 공동구매 서비스 등도 등장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결국 앞으로 배달플랫폼의 키는 배달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달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게 누가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