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에선 나도 집주인? 오픈메타시티 청약 당첨기 
‘이 세계’에선 나도 집주인? 오픈메타시티 청약 당첨기 
  • 김다솜
  • 승인 2022.02.2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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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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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가 연일 화제다. 메타버스란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가리킨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여러 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메타버스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대표 소셜 IT 기업 페이스북은 지난해 11월, 창업 17년 만에 ‘메타(Meta)’로 사명을 바꾸고 미래에 대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기존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핵심 사업으로 유지하되, 가상공간으로도 저변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카카오, 네이버, SK 등 국내 기업들도 메타버스 진출에 한창이다. 네이버Z가 내놓은 제페토의 지난해 가입자는 2억6000만명에 이른다. 이용자들은 제페토 내의 다양한 테마 공간에서 다른 아바타와 소통한다. 최근 네이버웹툰은 인기 웹툰인 ‘하루만 네가 되고 싶어’의 라이브 팬미팅을 제페토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 가상 부동산? 부루마블 같은 건가요?

코로나19를 계기로 메타버스가 주목을 받으면서 가상 부동산 투자 열기도 뜨거워지는 추세다. 가상 부동산은 말 그대로 메타버스 안에서 이뤄지는 부동산 거래를 뜻한다. 게임 속의 공간이나 현실의 공간을 그대로 복제한 공간을 사고 파는 것이다.

얼핏 허황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해외에서는 주목도가 점점 더 오르는 추세다. 메타버스 데이터 제공업체 메타메트릭솔루션스에 따르면, 디센트럴샌드를 비롯한 글로벌 가상 부동산 플랫폼 4곳의 작년 연간 거래규모는 약 6124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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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가상 부동산 업체가 생겨나는 추세다. 관련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는 세컨서울과 독도버스, 오픈메타시티 등이 있다. 이중 오픈메타시티는 오픈메타가 운영하는 가상 NFT(대체불가토큰) 서비스 플랫폼으로, 서울시 내 실제 아파트를 가상공간에서 그대로 재현해 각 아파트에 대한 청약을 진행한다. 

청약은 서울시 내 자치구별로 이뤄진다. 가상의 공간이지만 실제 아파트 시세가 오픈메타시티에서까지 반영되는 모습이다. 최초로 청약 및 당첨이 진행된 용산구에서는 한남동 현대하이페리온이 약 2000:1, 한남더힐이 약 1000:1의 경쟁률을 달성했다. 

용산구 다음으로 청약이 진행된 동작구에서는 이수자이 주상복합의 경쟁률은 약 2880:1까지 치솟기도 했다. 

 

■ 메타버스 초보의 가상 부동산 청약 도전

필자는 용산구와 동작구 다음으로 진행된 동대문구 청약에 도전해봤다. 방법은 간단했다. 회원가입을 한 후 구 내의 아파트 중 한 곳을 골라 청약을 신청하면 된다. 청약 신청시 필요한 ‘청약쿠폰’은 매일 출석체크를 통해 얻을 수 있다. 

가상 공간이지만, 실제 거주지를 고르듯 아파트를 골랐다. 지하철 2호선 역세권에 공원과 대형마트 등이 근거리에 있는 아파트였다. 앞으로는 청계천이 흐르는 아파트였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필자가 선택한 아파트의 실제 매매 거래가는 12억8000만원이다. 

이달 8일부터 시작된 동대문구 청약은 지난 22일까지 진행됐다. 발표는 24일 13시였다. 뒤늦게 청약을 시작한 터라 청약쿠폰을 많이 쓰지 못해 당첨은 기대하지 않았지만 왠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홈페이지를 방문했다. 13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접속했는데도 당첨을 확인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인지 홈페이지는 살짝 버벅거렸다. 

오픈메타시티 홈페이지 스크린샷
오픈메타시티 홈페이지 스크린샷

당첨확인은 회원정보 메뉴에서 가능하다. 청약내역에 ‘당첨’이라는 두 글자가 떴다. 어찌 보면 아무것도 아닌 온라인 데이터일 뿐인데,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실제 청약에 당첨되면 이것보다 5000배 더 기쁘겠지? 라는 생각도 들었다. 

당첨이 됐다면 등기를 진행해야 한다. 클릭 한 번이면 등기가 끝난다. 등기를 마치면 해당 아파트에 대한 NFT 카드가 발급된다. 현재는 매매 등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지만 오픈메타시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거래가 시작될 예정이다. 

필자가 발급받은 NFT 카드
필자가 발급받은 NFT 카드

추후 확인해보니 필자가 청약을 걸어둔 아파트의 경쟁률은 약 347:1이었다.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첨이 됐다니 감회가 더 새로웠다. 

동대문구 회기 현대아파트의 경우 최종 경쟁률이 약 2375:1, 회기힐스테이트는 약 1121:1이었다. 현재 분양이 진행 중인 도봉구에서는 쌍문 e-편한세상이 약 1559:1을 기록 중이다. (2월 25일 기준)

현재 오픈메타시티에서는 서울 도봉구 아파트에 대한 청약이 진행되고 있다. 이후에도 서울 전지역의 아파트에 대한 분양을 실시할 계획이다. 가상 부동산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한 번쯤 체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