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꽉 막힌 여가문화 소비.. ‘과시형∙화풀이형’ 과소비로 폭발
코로나로 꽉 막힌 여가문화 소비.. ‘과시형∙화풀이형’ 과소비로 폭발
  • 이주영
  • 승인 2022.02.2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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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외식 등 기호성 소비지출 욕망이 되살아났다. 코로나 쇼크로 가장 먼저 얼어붙었지만 불과 1년만에 심리적 빙하기를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19년 출범한 ‘주례 소비자체감경제 조사(매주 1000명)’에서 지난 6개월에 비해 앞으로 6개월간 각 부문의 소비지출 규모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묻고 그 중 △외식비 △의류비 △문화∙오락∙취미비 △여행비 등 기호성 소비지출 심리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코로나 전후 3년간(2019~2021)의 추이를 비교했다. 

최근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며 확진자 수 증감 등 팬데믹의 영향을 더 이상 받지 않고 있다. 그동안 억눌렸던 이상으로 강하게,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소비심리 분출이 예상된다.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사진=컨슈머인사이트)

지난 3년의 변화를 요약하면, 2019년 경기 영향으로 부정적이던 기호성 소비지출 심리는 코로나 충격이 불어 닥친 2020년 초부터 급속 냉각됐다. 이후 코로나 상황이 부침을 거듭하며 점차 악화됐음에도 2021년 반등을 시작했고 지난해 4분기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 이상으로 회귀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기호성 소비지출 4개 항목의 전망지수는 의류비(86)와 여행비(80) 사이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였으나 연말에는 83~85 사이로 수렴하는 현상을 보였다. 소득주도성장(소주성)에서 비롯된 국내경기 부진으로 이미 긍정보다는 부정적 전망이 우세하던 시기다.

이듬해 벽두부터 닥친 코로나 충격에 소비심리는 급격하게 하락해 3분기에는 54(여행비)~76(외식비) 범위에서 바닥을 찍으며 빙하기에 진입했다. 모임, 외식, 외출, 여행을 극도로 자제하던 시기다. 

코로나 초기의 급락 추세보다 더 가파른 속도로 회복돼 2분기에는 외식비, 의류비, 문화∙오락∙취미비는 코로나 이전 이상으로, 4분기에는 여행비 지출심리도 2019년 말 수준 이상으로 회복됐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방역단계가 한때 완화된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오랜 통제생활에 대한 거부감과 코로나 둔감증 탓으로 풀이된다. 3분기 확진자 급증으로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연말로 가면서 상황이 더 악화됐어도 소비지출 의향은 오히려 커졌기 때문이다. 이는 고급차와 명품 수요가 늘고 백화점 매출이 급증하는 과시∙화풀이형 소비 현상으로 표출됐다.

■ 단출한 여행과 럭셔리 여행의 양극화 예상

기호성 소비지출 항목 중 가장 큰 폭으로 회복(증가)한 것은 외식비(배달식 포함) 지출의향이다. 외식은 억눌린 소비 욕구를 가장 쉽게, 자주, 적은 비용으로 표출할 수 있는 항목이다. 통제와 불안에 대한 보상심리로 고급식당과 고가메뉴를 선호하는 추세에 더해 물가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과 배달비 등 부가비용 상승으로 외식비의 추가 지출은 불가피한 면도 있다.

의류비는 코로나 이후 실외활동 감소가 뚜렷하기 때문에 수요 급증 가능성은 별로 없지만 지출심리는 크게 회복됐다. 심리적 수요의 증가는 과시성 지출로 이어져 의류∙액세서리 등의 명품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문화∙오락∙취미비 또한 집단∙단체보다는 개인 중심으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으로, 실내보다 실외로, 대면보다 비대면으로 이행이 가속될 것이다.

여행은 코로나 이전부터 근거리∙단기간∙저예산 트렌드가 있었으나 코로나 이후 이는 더욱 극단적 현상이 됐다. 식음과 숙박의 어려움으로 일상적 여가 활동에 가까운 당일여행이 크게 증가했다. '지금, 여기' 중심으로 여행의 일상화∙여가화가 진전되고 개인∙커플∙가족 중심의 단출한 여행이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해외여행은 당분간 불가능할 것이고, 여러 사람이 함께 움직이는 대규모 단체 여행은 설 자리를 잃을 것이 확실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럭셔리, 원거리, 장기간 여행이 등장하며 여행시장의 다극화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