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과 생산성은 비례할까? 세계는 지금 주4일제로 향하는 중 
근로시간과 생산성은 비례할까? 세계는 지금 주4일제로 향하는 중 
  • 김다솜
  • 승인 2022.05.0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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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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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4일만 일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 주4일제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는 모습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 500명 이상 규모의 사업장들을 대상으로 근무시간을 주5일·40시간에서 주4일·32시간으로 줄이는 법안이 발의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해당 법안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삭감 금지와 ▲초과 근무에 대해서는 정규 급여의 1.5배 이상의 수당 지급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법안 통과 시 캘리포니아 기업 2600여 곳과 주 노동인력 5분의 1이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법안 발의를 이끈 민주당의 크리스티나 가르시아 주 의원은 “과거 산업혁명에 기여한 근무제도를 고수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더 많은 근무시간과 더 나은 생산성 사이엔 상관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만약 캘리포니아가 주4일제 도입에 성공하게 되면 미국의 다른 주는 물론 세계 IT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일부 국가는 이미 주4일제를 도입, 운영 중이다. 아이슬란드의 경우 수도 레이캬비크 시의회와 중앙정부가 함께 지난 2015~2019년 2500여명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은 임금 삭감 없이 근무시간만 단축해 직무를 수행했다.  

아이슬란드의 지속가능 민주주의(Alda) 연구원과 영국 싱크탱크 오토노미의 분석 결과 주4일 근무제로 생산성과 직원들의 건강이 모두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아이슬란드 노동자의 85% 이상은 임금 삭감 없는 주4일제 근무를 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작년 세계 최초로 주4일 근무제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희망 기업은 향후 3년간 주4일 근무제를 시행하는 내용이다. 근무시간 축소에 따른 비용에 대해선 정부가 첫해 전액 지원하고 둘째 해엔 50%, 마지막해엔 33% 보상하기로 했다.  

영국은 오는 6월부터 연말까지 30개 기업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시범 운영하고 이후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현재 주 35시간제를 시행 중이며, 추가 근로시간은 일정 요건 하에 1일 10시간, 주당 48시간 내에서만 가능하도록 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대선을 계기로 주4일제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뜨겁다. 이미 한 발 앞서 주4일제를 시행 중인 기업들도 다시 화두에 오르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51%는 주4일제 도입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교육 기업 에듀윌은 지난 2019년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주4일제 근무를 시범 운영, 이듬해 모든 부서로 해당 체계를 확대해 현재까지 적용 중이다. 이로 인한 임금 삭감은 없으며, 추가 휴무 요일은 업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안에서 팀원들과 사전 협의해 지정하는 방식이다. 

에듀윌에 따르면 주4일제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는 90%에 이른다. 제도 시행 전 470명이었던 직원 수는 750명으로 늘었고 연 매출은 800억원대에서 1000억원대로 성장했다. 

이외에도 주4일제를 시행 중인 국내 기업으로는 레깅스 업체 뮬라웨어, 게임회사 엔돌핀커넥트와 카카오게임즈 등이 꼽힌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핀테크 기업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등은 주4.5일제를 채택해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주4일제에 대한 전망이 마냥 핑크빛인 것만은 아니다.독일 쾰른 경제연구소의 홀거 슈퍼는 “근로자는 일을 많이 할수록 더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며 “노동시간 단축으로 생산성이 향상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