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자영업자 증가수, 2002년 이후 최대치
작년 자영업자 증가수, 2002년 이후 최대치
  • 김제경 기자
  • 승인 2013.01.0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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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영업자의 증가수가 200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베이비붐(1955~1963년생)세대의 퇴직 시기가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하지만 이들의 선택은 사실상 내몰린 것과 마찬가지다. 이들을 다시 받아주는 직장을 찾기란 하늘에서 별따기며 노후자금 마련 등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자영업자 12만4000명 증가...2002년 이후 최대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12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자영업자는 12만4000명 늘었다. 이는 지난 2002년(13만9000명) 이후 최대치다.

자영업자수는 2002년 13만명대 증가를 기록한 후 2008년 7만9000명, 2009년 25만9000명, 2010년 11만8000명 등 2010년까지 매년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후 2011년 1000명 증가로 돌아섰고 2년 연속 증가세로 집계됐다.

지난해 자영업자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주요 요인이다. 50대의 자영업자 비중은 2007년 25%에서 지난해 30%를 훌쩍 넘겼다.

베이비붐세대는 퇴직과 동시에 자영업으로 눈길을 돌렸다. 이들을 반겨주는 적합한 일자리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할 의지는 충만하지만 정작 고용주들은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들의 채용을 꺼린다. 이러다보니 퇴직 고령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대폭 줄어 결국 자영업으로 내몰렸다.

하지만 문제는 자영업자의 성공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생존비율은 30%를 넘지 못했다. 네 곳 중 세 곳은 노후자금 등을 날리고 오히려 빚더미에 올라서는게 현실이다.


◇자영업 실패...향후 韓 경제 뇌관


자영업자의 실패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들 대출이 향후 금융권 등 한국경제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권의 자영업자대출 증가액은 총가계대출 증가액의 배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은행권의 개인사업자대출은 약 173조원으로 전년대비 14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기간 가계대출 증가액(7조1000억원)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자영업자가 크게 늘면서 은행권의 개인사업자대출도 증가하고 있다"며 "2011년 하반기부터 그 속도가 가파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자영업의 급증은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자영업이 경지변동에 민감하고 특히 최근 한국 경제는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한국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경우 영세자영업자의 줄도산의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해 은행권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1.07%로 가계대출 연체율 0.98%보다 높다.

이재형 KDI 전문위원은 "자영업자 대부분이 영세사업자"라면서 "이들의 수입은 절대적으로 적으면서 수입 증가율도 물가는 물론 국민소득 수준에 못미쳐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당선인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지원대책으로 △소상공인진흥기금 설치△소상공인진흥공단 설립△골목가게와 전통시장의 시설 현대화△소상공인의 사업인프라 구축△소상공인 영업활성화 지원 등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