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재테크] 주체할 수 없는 소비욕구, ‘스텔스통장’으로 잠재울까 
[1인가구 재테크] 주체할 수 없는 소비욕구, ‘스텔스통장’으로 잠재울까 
  • 김다솜
  • 승인 2022.05.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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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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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무는 점점 더 간편해지고 있다. 신분증만 있다면 앉은 자리에서 통장을 만들기도, 해지하기도 쉬워졌다. 기존에는 많은 일들을 은행 창구에서 해결했으나 최근엔 대출이나 비밀번호 변경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 업무를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내 자산 현황을 손 쉽게 알아볼 수도 있다.  

하지만 쉽고 간편하다는 것이 꼭 모든 면에서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 해지와 재발급이 쉬워진 탓에 돈을 모으기 위해 적금을 들었다가도 조금만 생활비가 모자라면 예적금을 해지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스스로 소비를 절제하기 힘든 이들에게 간편한 금융 생활은 오히려 독이 된다. 이런 경우 과거 아날로그적인 방식이 더 어울린다는 것이다. 

이처럼 좀처럼 소비욕구를 절제하기 힘들거나 더욱 철저한 돈 관리가 필요한 이들에게 딱 맞는 통장이 있다. 바로 스텔스통장이다. 

스텔스통장은 온라인에서 금융거래 및 거래내역 조회 등이 제한되는 비밀 계좌를 가리킨다. 인터넷과 모바일, 텔레뱅킹으로는 조회가 전혀 되지 않고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내 계좌 한눈에)에서도 조회가 불가능하다. 

은행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이 계좌에서 돈을 빼내기 위해선 반드시 본인이 해당 은행 창구 방문해야 하거나 ATM 이용만 가능한 것이 일반적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계좌를 개설한 지점에서만 조회 및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레이더 탐지도 피해 가는 스텔스 전투기에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당초 온라인을 통한 보이스피싱 등의 금융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2007년 출시됐다. 온라인뱅킹을 통한 금융 거래가 불안한 이들을 위해 온라인 내에서 거래가 제한되는 보안계좌 서비스를 만든 것이다.

출시 초기에는 입·출금이 불편한 탓에 ‘멍텅구리 통장’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으나 오픈뱅킹이 활성화 된 최근에 와서 역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불필요한 소비를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금융 정보 보호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비상금을 모으고자 하는 기혼자들 사이에서 수요가 높다. 덕분에 ‘나만의 스위스 계좌’라는 별칭으로도 불리고 있다.  

스텔스통장은 은행에 직접 방문해 스텔스통장 혹은 보안계좌 개설을 요청하거나 인터넷 뱅킹을 통해 계좌 감추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계좌 감추기 서비스는 일반 통장을 인터넷·모바일뱅킹에 안 보이게 설정할 수 있는 서비스로, 수시로 신청 및 해지가 가능하다. 

하지만 본인 외에 조회가 되지 않는 계좌라고 해서 금융당국의 추적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혹여나 스텔스통장을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다. 

범죄에 연루됐거나 예금주 사망으로 상속이 진행돼야 하는 경우 등 법원을 통해 재산조회신청이 이뤄진 경우 일반계좌처럼 조회가 가능한 점도 알아두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