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줌인] 여성을 이롭게 하는 기술이 뜬다..'펨테크' 뜯어보기 
[트렌드 줌인] 여성을 이롭게 하는 기술이 뜬다..'펨테크' 뜯어보기 
  • 김다솜
  • 승인 2022.06.0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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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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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건강에 초점을 맞춘 기술, 펨테크(Femtech)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펨테크는 여성을 뜻하는 Female과 기술을 뜻하는 Technology의 합성어로, 2016년 월경·출산 관리앱 ‘클루’의 CEO인 아이다 틴이 처음 만들어 낸 용어다. 

월경과 임신, 수유, 갱년기 등 여성의 다양한 신체적·심리적 고민에 집중해 여성의 건강관리와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기술 및 서비스를 가리킨다. 

최근 몇 년 사이 펨테크에 대한 주목도는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중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앤컴퍼니는 관련 보고서에서 펨테크를 혁명이라 추켜세우기도 했다. 맥킨지에 따르면 관련 스타트업 수는 2008년 10여개 수준에서 지난 2016~2017년 100여개로 증가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낸 보고서에서는 펨테크 시장규모가 지난 2020년 217억 달러에 이르렀으며, 연평균 15.6%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601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펨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에 따라 여성 건강이 개인은 물론 기업과 사회에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여성의 건강 문제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펨테크가 등장하고 있다. 

아직까지 펨테크가 헬스케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성인식 전환과 조기 진단 및 질병관리 수요 확대로 최근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월경주기 ▲임신·난임 ▲갱년기 ▲건강 ▲미용 등에 관련한 펨테크를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중 가장 보편적인 것이 바로 월경주기 관련 펨테크다. 

일본의 ‘루나루나’는 월경주기 관리앱으로 시작해 건강, 다이어트, 미용, 임신, 육아 등 여성의 생애 전반의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6월 기준 루나루나의 앱 다운로드수는 1700만건에 이른다. 

난임치료 지원서비스 스타트업 프로지니(Progyny)의 경우 2015년 설립 이후 4년여 만인 2019년 10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프로지니의 기업가치는 10억달러를 넘어서며 단숨에 유니콘 기업에 올라섰다.  

영국의 엘비(Elvie)는 출산 여성으로부터 모유를 뽑는 웨어러블 유축기를 개발했다. 원하는 양을 스마트폰에 입력해 유축할 수 있고, 유축 중 움직임에 제한도 덜하다는 등의 장점으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갱년기 관련 펨테크 개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개 여성 호르몬 감소와 폐경에 따른 신체적·심리적 변화에 대응해 개인 맞춤형 정보제공과 진료를 통한 증상 완화를 지원한다. 

미국의 ‘카리아’는 사용자가 일상생활을 기록하면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토대로 전문 영양사가 맞춤형 레시피를 제공한다. 또 인지행동요법 등을 통해 갱년기 증상 완화를 지원한다. 

우리나라의 팸테크 산업은 아직 월경주기 추적앱이나 관련 여성용품 등 월경 케어 분야에 집중돼 있으며, 점차 비대면 상담과 자가진단, 산후관리 등 서비스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유기농 생리대와 탐폰을 판매하는 ‘해피문데이’는 월경주기 관리앱인 ‘헤이문’을 통해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월경 주기에 맞춰 필요한 용품을 배송한다. 해피문데이는 지난해 11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건강앱 ‘헤이마마’는 산후 또는 육아 기간 필요한 운동을 추천하고 운동 과정을 기반으로 사용자 맞춤 피드백을 지원한다. 임신·육아 앱 ‘마미톡’은 시기별 필요한 전문가 정보를 제공하고, 산모를 위한 커뮤니티와 쇼핑몰을 운영한다. 

펨테크 시장의 규모와 영역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월경주기와 피부건강을 고려한 화장품 개발, 보험 고객을 대상으로 펨테크와 연계한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 등 기존 서비스에 펨테크를 융합하는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지는 추세다. 

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은 지난해 클루와 파트너십을 체결, 사춘기부터 폐경기까지 월경주기를 고려한 개인 맞춤형 스킨케어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악사헬스(AXA health)는 올해 폐경 관리 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페피(Peppy)와 파트너십을 맺고, 임신·폐경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 단체보험 가입자들에게 전문적인 상담 및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