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캉스’가 인기라던데..올 여름휴가는 책과 함께 보내볼까? 
‘북캉스’가 인기라던데..올 여름휴가는 책과 함께 보내볼까? 
  • 김다솜
  • 승인 2022.06.2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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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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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를 좋아하는 1인가구라면 한 번쯤은 한쪽 벽을 내 취향의 책들로 가득 채운 나만의 서재를 꿈꿔본 적 있을 것이다. 서재에서 고르고 고른 책을 가져와 푹신한 침대에 누워 독서를 즐기고 있노라면 아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도 모를 테다. 

인터넷의 발달로 즐길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독서인구는 해마다 큰 폭으로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62.4%였던 독서인구는 지난해 45.6%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국내 만 13세 이상 인구의 1인당 연평균 독서권수는 7권이었다. 한 달에 한 권도 채 읽지 않는 셈이다. 

하지만 독서인구가 줄어든다고 해서 ‘애서가’들마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년간은 MZ세대를 중심으로 자기개발 욕구가 높아지면서 책과 독서를 내세운 공간들이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내부에 서점이나 도서관을 마련한 각종 호텔·리조트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여행 수요가 높아지면서 ‘북캉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북캉스는 북(Book)과 바캉스(Vacance)를 합친 단어로, 책을 읽으며 휴가를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금에 와서도 조용하고 안정적인 휴가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북캉스는 매력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북캉스의 또 다른 인기 요인은 호텔의 북 큐레이션 서비스다. 참고서, 수험서, 교재 등은 거의 없고, 라이프스타일 서적이나 문학 도서 등 투숙객들이 선호할 만한 책들을 비치해두기 때문이다. 일반 서점에서 찾아보기 힘든 책들을 소개하기도 하고, 작가와의 만남이나 북토크 등의 크고 작은 행사들을 연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부산 아난티코브는 지난 2017년 ‘이터널저니(Eternal Journey)’라는 이름의 서점을 열었다. 500평 규모로 조성된 이곳은 아난티코브가 선별한 서적과 아기자기한 소품 등을 둘러보고 구매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일반 서점에서 보기 어려운 해외원서나 한정판 도서 등을 비치하고, 독서클럽을 운영하며 애서가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아난티는 남해 지점과 가평 지점에도 이터널저니를 조성했다. 

한옥뷰가 내려다 보이는 호텔에서 북캉스를 즐기고자 한다면 전주 라한호텔을 고려해볼 수 있다. 호텔 1층에 위치한 북스토어 겸 카페 ‘전주산책’은 다양한 예술작품을 전시하고 디자인 소품이나 기념품, 굿즈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곳에 비치된 1만여권의 도서들은 전문 큐레이터가 주제별로 선정한 것으로, 계절마다 매대 구성을 달리하고 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모르겠다면 큐레이터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라한호텔은 경주에서도 ‘경주산책’이라는 이름의 북스토어 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서울 그랜드워커힐은 투숙객들을 위한 도서관 ‘워커힐 라이브러리’를 운영 중이다. 규모는 작지만 독서하기 좋은 테이블과 의자를 배치해 아늑한 공간에서 조용하게 책을 읽고 싶은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서울 이태원 몬드리안 호텔 지하에는 프랜차이즈 서점 ‘아크앤북’이 입점돼 있다.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부드럽고 세련되게 꾸며진 것이 특징이다. 서점 한 켠에는 작은 공연장이 마련돼 있어 책과 관련한 다양한 공연들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