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사퇴하는 이유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사퇴하는 이유
  • 강정원 기자
  • 승인 2013.02.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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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최 사임, 장학회문제 해결 계기돼야…"

지난해부터 사퇴압박을 받아오던 최필립(85)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25일 이사장직을 자진 사임했다.

최 이사장은 각 언론사에 전송문을 보내 “이제 소임을 다한 만큼 모두 용서해주시고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최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MBC 관계자들과 서울 정동 정수장학회 사무실에서 만나 정수장학회가 보유한 30%의 MBC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이사장직을 사임한 25일 서울 중구 정동의 정수장학회의 문이 굳게 닫혀 있다. ⓒ뉴스1
정수장학회의 전산인 부일장학회는 1958년 故 김지태씨가 설립한 장학법인으로 5ㆍ16 군사정변 이듬해인 1962년 국내 재산 해외도피 혐의로 구속됐고 이후 부일장학회는 국가정보원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개입해 강제로 국가에 헌납됐다. 

현재 정수장학회는 금융자산 200억원, MBC 지분 30%, 부산일보 지분 100%, 서울 정동 경향신문 사옥 부지 등을 소유하고 있다.
이후 부일장학회는 ‘5ㆍ16장학회’, 1982년 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의 ‘정’과 부인 육영수 여사 이름의 ‘수’를 따 ‘정수(正修)장학회’로 명칭이 변경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대통령은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정수장학회 이사장을 지낸 바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최 이사장이 자진 사임한 것과 관련, "최 이사장의 사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수장학회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정수장학회 문제는 최초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라며 “고 김지태씨 유가족들의 바람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합의를 통해 접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부일장학회를 강탈해 불법적으로 재산을 축적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 자금줄이 돼왔던 과거사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며 “이번 최 이사장 사임으로 어물쩍 과거사를 덮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은 전 국민을 대표하는 위치에 선 만큼 정수장학회 과거사에 대한 사과와 재산환원 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