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도 패션은 못 잃어’…불황에도 잘나가는 패션업계
‘힘들어도 패션은 못 잃어’…불황에도 잘나가는 패션업계
  • 오정희
  • 승인 2022.12.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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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모아의 11월 카테고리별 시청률

고금리와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잔뜩 위축된 혹한기 속에서도 살아남은 것이 있으니 바로 패션업계가 그것이다.

먼저, 갑자스럽게 기온이 떨어지면서 겨울 의류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 홈쇼핑 플랫폼 홈쇼핑모아를 운영하는 버즈니가 지난 6일 발행한 ‘모바일 홈쇼핑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달 홈쇼핑모아 이용자가 가장 많이 시청한 홈쇼핑 상품군은 ‘패션/잡화’로 전체 시청수의 66.6%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패딩/점퍼의 경우 10월 대비 시청이 96.8% 증가했고, 겨울 팬츠의 경우 구매가 24.4% 증가했다.

이어 ‘식품/건강(10.6%)’이 두 번째로 많은 시청 비중을 차지했고, ‘생활/주방(8.5%)’, ‘화장품/미용(7.8%)’, ‘가전/디지털(4.3%)’, ‘여행/레저(1.3%) 순이었다.

또한, 엔데믹과 겨울철을 맞아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역시즌 여름 상품을 찾으면서 수영복과 선글라스의 매출도 급상승하고 있다.

더불어 패션플러스에 따르면 11월 한달 동안 래시가드를 포함한 수영복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영복 뿐만 아니라 물안경, 방수팩, 오리발, 튜브 등을 아우르는 물놀이용품 매출은 3배 이상(267%, 선글라스는 4배 이상(359%)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여행 시 꼭 필요한 캐리어 매출도 16%나 신장했다.

엔데믹 분위기에 편승해, 겨울 추위를 피할 수 있는 해외여행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 수영복 등 역시즌 여름 상품 수요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사시사철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호캉스가 대중화된 것도 이러한 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월드컵 특수를 맞아 ‘응원룩’에 대한 관심과 매출이 급증했다.

패션업계의 호황에는 ‘월드컵 특수’도 한몫을 차지 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경기 기간 내 소비자 앱 이용 현황 분석 결과, 축구 응원 관련 상품 인기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엔데믹 이후 처음 열리는 세계 최대 축구 행사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거리 응원이 개최되며 패션부터 소품까지 다양한 축구용품 및 응원 아이템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2000년대에 태어난 일명 ‘Z세대’의 경우, 성인이 돼 맞는 첫 세계적 스포츠 축제인 만큼 2002년 부모 세대가 겪은 축구 신화를 기대하며 더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대표팀 경기가 펼쳐진 지난 2주간(11월 23일~12월 6일) 에이블리 검색 데이터 분석 결과, 직전 2주(11월 9~22일) 대비 ‘축구’ 키워드는 815% 증가했으며, ‘붉은악마’(380%) 검색량도 크게 늘었다. 

경기를 거듭해갈수록 광화문 광장, 영화관, 대학가 등 다양한 장소에서 응원전이 펼쳐지며 응원 복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응원룩’은 3배가량 검색량이 늘었으며, ‘축구화’(120%), ‘축구복’(90%) 등 유니폼도 많이 검색됐다. 

과거 ‘Be the Reds’가 새겨진 붉은악마 티셔츠를 맞춰 입던 것과 달리, 올해는 레드 컬러 상품으로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응원룩을 연출하는 이들이 늘며 관련 상품 판매량도 증가했다. ‘레드’ 검색량은 55% 증가했으며, ‘빨강’ 키워드도 45% 늘었다.

응원전에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인 ‘응원도구’ 키워드는 150% 많이 검색됐으며, ‘태극기’(155%), ‘풍선’(105%), ‘축구공’(80%) 등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야외 응원 열기가 지속되며 ‘핫팩’(135%), ‘장갑’(340%) 등 방한 아이템을 비롯 ‘보조배터리’, ‘방석’ 등 응원 소품 수요도 늘었다.

번개장터와 김씨네과일이 콜라보한 ‘번개 티셔츠’

이밖에도 취향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김씨네과일’과 협업해 2회차에 걸쳐 선보인 ‘번개 티셔츠’가 전량 판매 완료됐으며, 7일부터 3차 판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번개장터는 패션에 관심이 많은 MZ세대에게 패션 중고 플랫폼으로서 새로운 재미와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김씨네과일’ 김도영 대표와 손잡고 ‘번개빈티지 by 김도영’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김 대표는 전국을 돌며 과일 티셔츠를 파는 아티스트로 트럭을 몰고 전국 순회를 떠나며 좌판에서 진짜 과일 대신 과일이 그려진 티셔츠를 판매하는 독특한 콘셉트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 컬래버레이션으로 번개장터 자회사인 중고 의류 셀렉트숍 ‘마켓인유’ 상품에 아티스트가 직접 ‘번개’를 상징하는 아트워크를 프린팅해 만든 한정판 티셔츠를 총 2회의 프로모션을 통해 선보였고, 해당 상품은 준비한 수량이 완판되는 등 소비자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