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 '리콜'…정몽구 경영도 '리콜' 당하나?
현대ㆍ기아차 '리콜'…정몽구 경영도 '리콜' 당하나?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4.0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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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쏘나타 서스펜션 부식 조사 중…품질경영 '추락'
잇단 허위광고, 품질결함으로 내수시장까지 '브레이크'

수출과 내수 모두 자동차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던 점유율 부동의 1위 현대ㆍ기아자동차가 '급브레이크'에 걸려 국제적인 브랜드 가치 추락과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에 치명타를 날리고 말았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발생한 연비 과장광고 사태 당시 현대차그룹 내의 관련 계열사 임원들을 잇따라 교체한 후 품질경영에 박차를 가해왔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의 지난달 정기주주총회 당시 "품질향상 통한 브랜드 혁신을 통해 난관을 돌파하겠다"는 인사말이 무색하게 대규모 리콜 사태가 뒤를 이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약90만 대의 차량에서 연비를 과장해 표기한 사실이 미 환경보호청(EPA)을 통해 적발돼 시정조치를 받은 바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연비 과장광고로 북미 소비자들에게 지탄을 받은 바 있는 차에 사상 최대로 터진 이번 리콜조치로 핵심가치로 여겨지던 '품질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 현대ㆍ기아차의 품질…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왜?

지난 4일 현대ㆍ기아차는 미국에서 판매된 차량 190만대를 리콜 조치하고, 동일한 문제가 발생한 국내 차량 16만대를 또한 리콜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미국에서와 같은 결함 소지가 있는 △구형 아반떼(2009년7월~2010년3월 생산) △구형 싼타페(2010년6월~2011년 6월 생산) △베라크루즈(2008년9월~11월 생산) 등 현대차 11만여대와 △구형 카렌스(2010년6월~7월) △쏘렌토(2010년10월~2011년4월) △쏘울(2010년6월~2011년6월) 등 기아차 5만여대.

미국과 국내 리콜조치는 이달까지 차량 소유주에게 통보 후 6월부터 무상수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국내 고객들 사이에서도 글로벌 기업이란 명함에 걸맞지 않은 현대ㆍ기아차의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끊이지 않고 제기돼 왔었다.

자동차 용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현대자동차의 수시로 터지는 급발진 사고, 에어백 결함 문제, 무상수리 보증에 대한 무책임 사례에 대한 고발성 글들이 많이 눈에 띈다.

심지어 국내운전자 사이에서 결함이 발견됐을때 현대자동차 측이 하는 말이라며 "고객님, 이건 고객님의 실수입니다"라는 유행어가 나돌 정도다.

이번 리콜 사태만 두고보더라고 같은 결함을 두고 미국에서는 무조건 리콜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리콜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 고객들은 또 한번 실망하고 있다.

이러한 불만의 결과인지 현대ㆍ기아자동차는 국내ㆍ외를 합쳐 전년 동월대비 1.5% 증가한 36만6446대를 판매한 반면 유독 내수 시장은 판매량만 큰폭으로 하락했다.

▲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 190만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뉴스1
미국은 '무조건 리콜'…국내서는 "고객님의 실수입니다"

현대ㆍ기아차는 2007~2011년에 생산된 10여종이나 되는 차량의 브레이크등 스위치, 에어백 결함으로 190만대 차량에 대한 리콜 결정에 이어 2011∼2013년 생산된 엘란트라 차량 역시 탑승자들에게 부상의 위험이 있어 리콜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관리국(NHTSA)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거나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할 때 브레이크를 밟아도 크루즈 기능이 해제되지 않는 결함이 발견됐다고 전하며, 운전자의 귀가 잘리는 사고까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ㆍ기아차의 중형차종 간판 모델이자 수출 주력 차종인 아반떼(미국 수출명 엘란트라), 쏘나타 등과 기아차 K5(미국 수출명 옵티마), 쏘울 등이 포함된 점에서 더욱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 고속도로 안전관리국은 추가로 현재 미국에서 판매된 현대 쏘나타 차종에 대한 서스펜션 문제를 조사중이며, 조사결과에 따라 해당차종 40여만대에 대한 추가 리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이번 리콜 조치에 대해 "미국의 법규에 어긋나는 결함이 발견됐고, 사고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리콜을 실시하게 됐다"며 "세계 각국에서 판매된 차종에 대해서도 각국의 법규와 맞게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전 세계에 대략 국내와 미국 포함 300만 대 정도가 리콜 대상일 수 있다"며 "쏘나타 서스펜션 문제에 대한 리콜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고속도로안전관리국의 발표가 다른 나라에게도 영향을 어떻게 미칠지 몰라  현대ㆍ기아차의 이미지 타격은 물론 리콜의 규모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전망이다.

이를 반영하듯 현대ㆍ기아차 모델은 미국 컨설팅 업체 포크(POLK)사가 발표한 '2012 자동차 충성도 어워드(Polk Automotive Loyalty Award)' 16개 부문 중 단 1곳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