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만 울려도 ‘철렁’..혹시 나도 콜 포비아? 
전화벨만 울려도 ‘철렁’..혹시 나도 콜 포비아? 
  • 김다솜
  • 승인 2023.01.09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MZ세대를 중심으로 전화 통화에 거부감을 느끼는 일명 ‘콜 포비아’(call phobia·전화공포증)를 겪는 이들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고 시작된 콜 포비아의 증가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천국이 지난해 MZ세대 27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약 30%의 응답자가 ‘전화 통화시 긴장이나 불안, 두려움 등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들이 전화 통화시 어려움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로는 ‘생각을 정리할 틈 없이 바로 대답해야 해서’(59.1%)가 꼽혔다. 이어 ‘생각한 바를 제대로 말하지 못할 것 같아 걱정돼서’(53.8%), ‘문자, 메시지 등 텍스트 소통에 익숙해져서’(46.6%), ‘할 말이 떨어졌을 때 침묵이 불안해서’(29.2%)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콜 포비아 증상으로는 ‘전화를 받기 전 높은 긴장감이나 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이 62.6%로 가장 많았고 아예 전화 수신을 미루거나 거부하는 경우도 53.5%로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또 ‘통화시 할 말, 이미 한 말에 대한 염려’(49.7%), ‘통화 중 심장박동이 빨라지거나 식은 땀이 나는 등 신체 변화’(38.1%) 등의 답도 나왔다. 

콜 포비아는 1994년 존 마셜의 저서 ‘소셜포비아’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이다. 이후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메신저 사용이 점차 활성화 되면서 콜 포비아를 호소하는 이들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목적을 묻는 질문에서 ‘채팅·메신저’라고 응답한 비율은 79.8%로 ‘음성·영상 통화’(70.7%)보다 많았다. 특히 10~20대일수록 통화보다 메신저를 편하게 여기는 경향이 높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국내에 한정되지 않는다. 캐나다에는 콜 포비아를 겪는 MZ세대 근로자들을 상대로 업무 통화 기술을 가르쳐주는 업체도 있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캐나다 컨설팅 업체 ‘더 폰 레이디(The phone lady)’는 2006년부터 콜 포비아 극복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창업자 메리 제인 콥스(Mary Jane Copps)는 “우리 세대는 모든 집에 전화가 있었고, 어릴 때부터 전화를 걸고 받도록 배웠지만 이제는 전화 통화에 대해 전혀 배우지 못한 세대가 살고 있으며 집에서 전화기를 없앤 이들도 적지 않다”고 회사 설립 의도를 밝혔다. 

더 폰 레이디의 1:1 코치 서비스는 시간당 480달러(약 60만원)다. 온라인 컨설팅은 30분당 365달러(약 46만원)이며, 기업 워크숍의 경우 일 요금 3500달러(약 444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콥스는 “고객들의 일반적인 두려움은 누군가 나에게 질문을 하는데 내가 답을 모른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것”이라며 “친구나 가족에게 ‘3일 간은 메시지 대신 전화를 걸어달라’고 요청할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