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플랫폼 노동자, 임금 높지만 근로시간 길어..사회안전망도 취약 
부울경 플랫폼 노동자, 임금 높지만 근로시간 길어..사회안전망도 취약 
  • 김다솜
  • 승인 2023.01.1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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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부산본부
ⓒ한국은행 부산본부

모바일 시대로의 진입과 디지털 경제 확산 등으로 고용형태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플랫폼 산업이 확대됨에 따라 플랫폼 노동이라는 새로운 고용형태가 등장했다. 

대도시뿐 아니라 지역 노동시장에서도 플랫폼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재 부산·울산·경남지역의 플랫폼 노동자들은 임금이 비교적 높은 대신 근로시간이 길고 사회안전망도 취약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권철우 경북대 대학원 경제학과 교수, 이상욱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와 공동으로 ‘플랫폼 노동자 특성과 일자리 정책의 함의:부울경과 부산지역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지역경제 조사연구를 수행, 그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부울경의 플랫폼 노동자 비중은 3.4%로 나타났다. 부산 지역만 놓고 보면 이 비율이 4.2%였다. 업종별로 보면 대부분의 플랫폼 노동자가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었으며, 직업별로는 판매종사자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여기서 판매종사자는 대면 영업활동을 통한 판매뿐만 아니라 인터넷 등을 이용해 상품을 판매하는 활동도 포함한다. 아울러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 등도 높은 순위를 차지했는데,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에는 화물차 운전원과 대리운전 등이 포함된다. 

부울경 지역 플랫폼 노동자는 비플랫폼 노동자에 비해 시간당 임금이 약 12% 높았으며, 주당 근로시간은 약 4.5시간 더 길었다. 

보고서는 “플랫폼 노동자의 임금수준이 비플랫폼 노동자에 비해 다소 높은 것으로 분석됐지만 배달업 종사자 등의 일부 플랫폼 노동자는 노동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류비 등의 각종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있어 이를 고려한 실제 임금 수준은 더 낮을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 노동자 내 근로시간 편차가 비플랫폼 노동자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며 “이는 플랫폼 노동이 비플랫폼 노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고용형태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국민연금 등 4대보험에 가입한 경우는 30~40%대에 불과했다. 이는 비플랫폼 노동자(60~70%대)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으로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을 뒷받침했다. 

플랫폼 노동의 주요 선택요인은 연령으로 추정됐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플랫폼 노동 선택확률이 점차 증가했다가 41세에 정점에 이르고 이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이 여성보다 플랫폼 노동을 선택할 확률이 높고,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에서 플랫폼 노동이 선택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플랫폼 노동의 확산 및 해당 업종·직무의 다변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플랫폼 노동의 활성화·전문화에 대한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플랫폼 노동 확대에 따른 부작용 방지를 위해서도 근로여건 개선, 고용 안정성 제고 방안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플랫폼 노동과 비플랫폼 노동 간 연계성을 강화해 플랫폼 노동에 참여 중인 노동자에게 본인의 상황 변화에 따라 비플랫폼 노동으로 전환이 용이하도록 고용 정보 제공, 제도적 지원 등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