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담철곤ㆍ조경민 집유 확정…풀 스토리
오리온 담철곤ㆍ조경민 집유 확정…풀 스토리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4.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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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기소됐던 오리온그룹 담철곤(57) 회장과 조경민(55) 전 전략담당 사장, 홍송원(60) 서미갤러리 대표에게 각각 원심에 준하는 징역과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지난해 경영진의 잇단 비리로 술렁이던 오리온그룹은 담 회장의 횡령 혐의가 공개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지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주요 임원의 비리혐의가 포착되면서 그룹 전체가 최대 위기를 맞은 바 있었다.

26일 대법원1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담 회장에게 상고심에서 선고했던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확정했다.

대법원(주심 양창수 대법관)은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담 회장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불법영득의 의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사실을 인정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담 회장은 지난 2011년 6월 226억 원을 횡령하고 74억 원을 유용한 혐의. 당시 담 회장은 고가 미술품을 법인자금으로 매입해 자택에 설치하고 고급승용차를 리스,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등 모두 285억여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 오리온그룹 담철곤(57) 회장과 조경민 전 오리온그룹 전략담당 사장 ⓒ뉴스1
1심은 담 회장에 대해 일부 배임 혐의를 제외한 공소사실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심은 "담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서 사적 이익을 위해 차명주식 세탁을 지시 또는 묵인했고 장기간에 걸쳐 총 285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횡령 또는 배임했다"면서 1심 선고에 집행유예 5년을 추가 선고했다.

또한 대법원은 횡령에 가담한 혐의(특경법상 횡령・배임 등)로 기소된 조 전 그룹 전략담당 사장에 대해 징역 2년 5월에 집행유예 4년 등 원심도 유지했다.

아울러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범죄수익은닉의규제및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서미갤러리 홍송원(60) 대표에 대해서도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도 유지했다.

담 회장과 조사장으로 이어지는 '경영진 비리' 의혹 전말  
 
지난해 4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오리온 그룹 계열사인 스포츠토토㈜가 골프장 사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리고 공무원들에게 금품 로비를 했다는 단서를 확보해, 서울 강남구 논현동 스포츠토토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스포츠토토는 야구, 농구, 축구 등 경기 전 승부결과를 예측해 일정금액을 지불하고 경기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받는 복권사업을 영위하는 업체. 당시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 사업의 운영을 스포츠토토에게 위탁 운영하고 있었다.

검찰은 스포츠토토가 건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회삿돈이 누락된 점을 발견했다.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검찰은 관계 임원들이 공모해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수십억 원에서 많게는 1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의심함에 따라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했다.

검찰에 따르면 스포츠토토는 경기도 포천시의 골프장을 짓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용역비와 급여 명목 등으로 회삿돈을 빼돌렸고, 이 과정에서 그룹 전략담당 조 전 사장이 함께 공모했던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조 전 사장은 2006년  '청담마크힐스'를 건설하면서 허위ㆍ이중 매매계약으로 부동산 매매대금 차액 40억 6000만 원을 횡령하고, 그룹의 위장 계열사에서 수십억 원을 횡령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 등)로 2011년 5월 구속기소, 지난해 1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검찰(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한창훈)은 조 사장에 대해서는 "대기업 고위임원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고 횡령액이 100억 원을 넘어선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그럼에도 객관적 사실에 반하는 증언을 계속하는 등 반성의 기색이 없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시 검찰의 수사로 오리온그룹 내부 경영진의 '자질론'이 거론됐다. 지난해 초 300억 원대 회사 자금을 횡령ㆍ배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담 회장 역시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지만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5년으로 풀려난 바 있어 당시 수사 배경과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었다.

담 회장은 회삿돈을 빼돌려 고가의 해외미술품을 사들이는가 하면 최고급 스포츠카를 구입해 자녀 통학용 차량 등으로 사용하는 등 대기업 오너로서의 도 넘는 호화생활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당시 사건에 대해 오리온그룹 관계자는 "검찰에서의 조경민 사장이 거론되는 것도 아직까지는 추측일 뿐"이라며 "검찰의 조사가 나와봐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