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중 조난 등 위험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휴대폰의 신호가 잡히지 않는다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도 아찔할 것이다.
ㅡㅡ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업계가 위성통신 개인 서비스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어 앞으로는 휴대폰 신호가 없더라도 긴급구조 요청을 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애플은 지난해 11월 아이폰14 시리즈에 인공위성을 활용한 ‘긴급 SOS’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동통신 기지국이 없는 지역에서 부상 등의 응급 상황을 맞았을 경우 인공지능을 활용해 SOS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이다.
이용자가 보낸 통신을 위성이 잡아 지상국으로 전송하면 응급 서비스 기관이나 애플 중계센터 등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이다. 또 ‘나의 아이폰 찾기’ 앱에서 위성통신을 활용하면 자신의 위치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알릴 수도 있다.
해당 서비스는 북미 지역에서 선출시됐으며, 점진적으로 서비스 가능 국가를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최초 2년간은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애플은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공위성 운영업체인 ‘글로벌스타’의 저궤도 위성 네트워크 24개를 사용 중이며, 서비스에 투자한 자금은 총 4억5000만달러(약 5900억원)으로 알려졌다.
해당 서비스가 출시된 지 한 달 만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00m 아래 협곡으로 떨어진 차 탑승자들이 해당 기능으로 목숨을 건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애플이 선보인 새로운 기능에 스마트폰 업계도 분주해진 모습이다. 구글의 한 임원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안드로이드 14버전에서 위성통신을 지원하는 방안을 설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중국 화웨이는 앞서 지난 6월 세계 최초 위성통신이 가능한 스마트폰 ‘메이트50’을 출시했다. 이 모델은 중국 베이더우 항법 위성 시스템을 활용해 단문 메시지 서비스를 지원한다.
삼성전자와 스페이스X 협업설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9월 IT 전문 트위터리안 ‘리치올로’는 삼성전자가 향후 출시할 갤럭시 시리즈에 위성 연결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암시하는 내용의 트위터를 게재했다. 당시 일론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유력한 파트너사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갤럭시23 시리즈에 위성통신 기능은 탑재되지 않았다. 언팩 행사 당시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실제 소비자가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민해서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통상 하반기에 출시하는 갤럭시 Z시리즈에 긴급위성 메시지 기능이 지원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퀄컴은 지난달 이동통신이 터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 등에서 긴급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 ‘스냅드래곤 새틀라이트’를 올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서비스는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 프로세서와 X70 모뎀칩을 탑재한 기기에 우선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퀄컴이 이를 위해 협력하는 위성통신 기업 ‘이리듐’은 지상 기지국뿐만 아니라 우주 공간의 저궤도 통신위성 네트워크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발표된 위성통신 기능 중에서는 퀄컴의 서비스 범주가 가장 넓다. 다만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퀄컴의 모뎀을 탑재했지만 타사 프로세서를 장착한 단말기에서는 해당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