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안철수 구애?
민주당의 안철수 구애?
  • 정우석 기자
  • 승인 2013.05.27 1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무소속인 안철수 의원이 정책연구소 '내일'을 창립하고 신당 창당 작업을 가속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민주당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제껏 민주당은 안 의원에 대해 '입당론'을 주장해 왔지만 안 의원이 민주당에 들어갈 의사가 없음을 밝히면서 '야권 연대론'으로 선회한 상태다.

▲ 안철수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출입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기 위해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이는 새누리당이 각종 선거 및 여론조사에서 40% 이상 '콘크리트 지지율'을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군소 야당으로 사분오열될 경우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 등에서 필패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0월 재보선에서 국민들에게 변화된 민주당의 모습을 보여준 뒤 그 여세를 몰아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만 존립해갈 수 있다는 절박감에 휩싸여 있다.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는 안 의원을 '경쟁적 동반자'로 규정하면서도 신당 창당 움직임에 견제구를 날리는 동시에 결국 각종 선거에서 야권 단일화를 통해 힘을 모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러브콜을 보내는 '복합적 상황'에 당면했다.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안 의원의 창당 작업에 대해 "대통령 중심제에서 양당제 체제가 기본적으로 맞다"며 "다당제로 간다면 대통령 중심제가 아니라 내각책임제로 가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지금 민주당 입장에서 안 의원이 (당에) 오면 최선"이라며 "(그래서)저희 입장에서는 지금 안 의원에게 민주당에 입당을 해달라고 말해야 할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영환 인재영입위원장도 이날 라디오에서 안 의원의 창당 작업에 대해 "'안철수의 실험'은 상당히 유의미하고 우리의 자산이지만 결국은 야권 분열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안철수 진영과 민주당에 있다"며 "정치세력화를 하려면 정당을 만들어 원내에 진입해야 하는데 '중대선거구제'로 선거구제를 개편하지 않고는 지금과 같은 양당제를 무너뜨리고 제3 신당이 출현해 괄목할만한 정치 세력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박기춘 사무총장은 이날 "안 의원에게 이제 민주당에 입당하라는 얘기는 안 한다"며 "하지만 야권을 위해 각종 선거에서 연대 또는 단일화했으면 하는 것이 최상의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새누리당이 고정 지지율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따로 간다고 하면 필패할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안 의원 측 정연정 배재대 교수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야권 연대'에 대해 "기계적인 단일화는 결단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단일화 과정은 필요없고 무조건 승복하라는 식의 단일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만 정치권 구조개혁을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자든가 하면 자연스럽게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야권이 경쟁하는 것도 나쁠 것 없다"며 "도도한 개혁의 흐름은 거부할 수 없는 것이고 민주당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정 교수는 안 의원의 신당창당 시기와 관련해 "당장 (10월) 재보선을 겨냥하기보다는 조금 더 장기적이고, 좀 더 큰 선거들을 통해 당의 능력과 경쟁력 등을 국민에게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좋다"며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맞춰 신당을 창당할 것임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