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쉬는 ‘니트’ 청년 증가세…지원책은 충분할까? 
그냥 쉬는 ‘니트’ 청년 증가세…지원책은 충분할까? 
  • 김다솜
  • 승인 2023.05.0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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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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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상태의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청년이 늘어나는 추세다. 니트는 은둔생활의 전 단계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경우 고립, 은둔 단계로 접어들 위험이 크다. 특히 1인가구가 니트 청년일 경우 그 위험은 더 높아져 적절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통계청의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15~29세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는 49만7000명으로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2월 기준 2019년 38만6000명, 2020년 43만8000명, 2021년 44만9000명, 지난해 45만3000명 등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시는 지난 1월 전국 최초로 실시한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에서 서울 청년 중 4.5%(최대 12만9000명)가 고립·은둔 청년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전국 청년을 대상으로 할 경우 국내 고립·은둔 청년은 60여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립 청년은 사회, 경제, 심리, 관계 등 복합적 문제로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며 지원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청년을, 은둔 청년은 집 안에서만 지내며 6개월 이상 가족을 제외한 타인과 접촉하지 않는 청년을 가리킨다. 고립·은둔 청년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아우르는 말이다. 

니트는 은둔생활의 전 단계로 구직활동 및 경제활동을 거부할 뿐 사회활동은 한다는 점에서 은둔청년과 구별된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립, 은둔 단계로 접어들 위험이 크기 때문에 충분한 지원이 필요하다. 

국내 대표적인 니트 청년 지원책으로는 청년도전지원사업이 꼽힌다. 구직단념 청년들의 구직의욕 고취와 노동시장 참여 및 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단기 프로그램 이수시 50만원의 지원금을, 장기프로그램은 참여수당 최대 250만원과 만기이수 인센티브 50만원 등 총 300만원을 지원받는다. 

우리보다 앞서 니트 청년에 관심을 갖고 ‘청년보장제’를 도입한 프랑스의 경우, 2021년 연간 청년 니트 비율이 유럽연합(EU) 평균(13.1%)보다 낮은 12.8%를 기록했다. 

국회도서관이 발간한 ‘프랑스의 청년 니트 지원정책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청년 참여자에 취업지원 서비스와 현금수당을 지원하는 청년보장제를 2017년 도입했다. 참여자가 받는 수당은 2021년 4월 기준 월 최대 497.50유로(약 74만원)이다. 

코로나19 이후 취약청년의 고용이 악화되면서 2022년 3월부터는 청년보장제보다 지원을 확대한 청년참여계약제도가 시행됐다. 

최대 18개월의 참여기간 동안 소득 수준에 따라 최대 528유로(약 78만원) 이내의 수당을 지급하고, 일대일 맞춤 지원 사업과 연계한 일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 참여자들은 기간 내내 매주 15~20시간 진행되는 개별·집단 프로그램을 통해 체계적이고 정기적인 취업활동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미미한 사이 니트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니트컴퍼니’가 호응을 얻고 있다. 니트컴퍼니는 진짜 회사가 아닌 무업 상태에 놓인 20~30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가상 회사다. 

매일 SNS로 출근을 알리고, 매주 화상회의를 진행하는 등 실제 회사를 다니는 것과 같은 일과를 보낸다. 구성원들은 시나리오 필사, 명상, 운동 등 자신이 정한 나만의 업무를 마치고 이를 인증해야 퇴근이 가능하다. 

니트컴퍼니는 2019년부터 분기별로 참여자를 모집해 운영되고 있다. 니트컴퍼니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프로그램 운영 횟수는 12회이며, 총 참여자 수는 805명에 달한다. 수료율은 95.2%, 만족도는 8.7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