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 아들' 논란의 주인공 채동욱 검찰총장이 13일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감찰 지시를 밝힌 직후 사퇴했다.
지난 6일 조선일보가 채 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을 보도한지 일주일, 지난 4월 4일 총장직에 취임한지 5개월 만이다.
이날 채 총장은 '검찰총장직을 내려놓으며'라는 제목의 A4 한 장 짜리 글을 대검 대변인을 통해 발표했다.
그는 "검찰총장으로서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 주어진 임기를 채우지 못하여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죄송한 마음"이라며 "지난 5개월,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왔다고 감히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또 "모든 사건마다 공정하고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나오는 대로 사실을 밝혔고, 있는 그대로 법률을 적용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떠한 고려도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채 총장은 "제 신상에 관한 모 언론의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임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혀둔다"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로 공직자의 양심적인 직무수행을 어렵게 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거듭 입장을 밝혔다.
끝으로 그는 검찰 직원들에게 "국민이 원하는 검찰로 거듭 나겠다는 각오로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소중한 직분을 수행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자신과 검찰총장 지휘를 받지 않는 독립된 감찰관을 통해 '혼외 아들' 논란과 관련된 진상을 조속히 규명해 보고토록 지시했다.
한편 법무부 대변인은 "국가의 중요한 사정기관 책임자에 관한 도덕성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검찰의 명예와 국민 신뢰에 대한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더 이상 논란을 방치할 수 없고 조속히 진상을 밝혀 논란을 종식시키고 검찰조직의 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무부 발표가 있은 직후 채 총장이 사퇴를 표명함에 따라 감찰은 시작되지 않게 됐다.
앞서 조선일보는 채동욱 총장이 10여 년 간 한 여성과 혼외 관계를 유지했고 이 여성과의 사이에서 11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채 총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내겠다고 밝혀왔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