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사퇴, 대통령 의중 반영설…檢 집단항명?
채동욱 사퇴, 대통령 의중 반영설…檢 집단항명?
  • 강정원 기자
  • 승인 2013.09.1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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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검찰총장(54) 사퇴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검찰과 청와대ㆍ법무부간 후폭풍이 주목되고 있다.

청와대가 사퇴 종용설에 대한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채 총장 사퇴 하루만인 14일 김윤상 대검찰청 감찰 1과장(44ㆍ사법연수원 24기)이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어서 박은재 대검 미래기획단장(46ㆍ연수원 24기)도 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감찰지시에 반발하는 글을 내부게시판에 올리는 등 채 총장 사퇴표명 이후 검찰 내부의 반발 움직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법무부는 13일 오후 채 총장 관련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히며 법무부 감찰관련 행정규칙을 적용하는 조사이기 때문에 사실상 '진상조사'일 뿐임을 강조했다.

▲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검찰과 청와대ㆍ법무부간 후폭풍이 주목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감찰조사를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진상조사라고 표현한 것이 채 총장에게 사퇴하라는 신호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감찰에 공식 착수할 경우 직무가 정지되고 감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퇴할 수 없다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한 계산된 발표"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서울서부지검 평검사들도 평검사 회의를 소집하고 채 총장의 사퇴 재고와 검찰 독립성 침해 우려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회의 결과를 내부 게시판에 올리는 등 검찰의 반발 움직임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한편, 채 총장은 '박근혜 정부'의 의중으로 알려진 안창호(헌법재판관) 씨와 김학의(전 대전고검장) 씨를 제치고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천거를 받아 최종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어 채 총장은  검찰총장 취임 이후 '국정원 대선ㆍ정치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62)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놓고 청와대ㆍ법무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