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의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라면상무, 빵회장에 이은 '폭행 시비'
'두 얼굴'의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라면상무, 빵회장에 이은 '폭행 시비'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3.09.3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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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관계된 대한항공, 롯데호텔, 아시아나항공 등 당사자 두둔한 까닭?

평소 천사의 모습으로'나눔 재단'을 설립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던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65) 이 항공사 용역직원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져 큰 논란이 일고 있다.

그간 대기업 임원이 라면을 끓여주지 않는다며 승무원을 폭행한 '라면 상무', 자신의 BMW 차량을 빼달라는 호텔 직원을 폭행한 '빵회장'에 이어 발생한 사건이어서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다.

특히 강 회장은 문제 발생 하루 전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했고, 활발한 사회활동으로 과거 국민훈장을 받기도 했기에 누리꾼들로부터 '두 얼굴의 회장'이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 ⓒ블랙야크 홈페이지
이로 인해 강 회장과 아웃도어 업체인 블랙야크에 대한 경영활동까지 제약받을 수 있다는 일각의 지적이 제기됐다.

소식을 접한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서 불매운동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일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7일 김포공항의 한 탑승구에서 강 회장이 항공사 용역 직원에게 욕설을 하며 신문지를 말아 얼굴을 때렸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10분 출발 예정인 김포~여수 노선 비행기를 타야 했으나, 탑승시각에 늦어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되자 직원에게 항의를 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사와 해당 업체는 " 강 회장이 현장에서 바로 사과를 했다"며 사건을 무마하고자 했지만, 이전에도 사회 고위층 인사의 폭행으로 '도덕성' 논란이 빚어진 바 있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물의를 빚은 강 회장은 30일 성명을 내고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겸허히 받아들이며 머리숙여 사과드린다"며 "본인으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소식에 네티즌들은 "탑승시간에 늦으면 당연 비행기 못 타죠", "블랙야크 회장, 용역 직원 폭행이라니 이럴수가…", "라면상무, 빵회장에 이어 '신문지 회장'까지…" 등의 다양한 반응을 나타냈다.

사회 지도층 폭행 사건에 관계사는 왜 '쉬쉬'하는가?

▲ 블랙야크, 동진레저 회장 강태선 ⓒ블랙야크 홈페이지
앞서 강 회장은 지난 26일 아웃도어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사회공헌 재단인 '사회복지법인 블랙야크강태선나눔재단'과 '재단법인 블랙야크강태선장학재단'을 출범시켰다.

재단 설립 출연금으로 29억 원을 내놓았으며, 매년 블랙야크 이익의 2%를 출연해 2015년에는 100억 원 이상의 사회공헌 기금을 운영하겠다고 밝힌 강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사회를 위해 더욱 봉사할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며 사회의 동반자임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대해 블랙야크 관계자는 "네티즌의 불매운동 조짐에 대한 대책 등 사과 성명 이후에 진행되는 사안은 아직 없다"며 "사회적 가치에 대한 추가적인 변화도 아직 얘기된 것은 역시 없다"고 말했다.

이렇듯 각계 지도층의 사회적 책임을 도외시한 행동들은 개인을 떠나 그들의 기업과 폭행 당사자들을 고객으로 한 기업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천안 명물 호두과자를 생산 판매하는 ㈜프라임베이커리 강수태 회장은 지난 4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현관서비스 지배인에게 욕설과 폭행 사실로 물의를 일으켰다.

당시에도 강 회장의 직원 폭행에 대해 적극 대응하기보다 입단속에만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은 롯데호텔 측과 폭행 사건이 일어난 뒤 코레일 관광개발이 납품을 중단하자 자진 폐업 신고를 한 해당 업체에 조소가 이어졌다.

이에 앞선 지난 4월 '라면상무'로 떠들썩했던 포스코에너지는 왕 모 임원(상무) 때문에 회사의 이미지 실추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왕 상무는 네티즌의 뭇매를 맞으면서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는 바람에 결국 회사를 떠났다.

이때도 대한항공 측은 초기 대응에 미숙했던 책임과 함께 고객 정보 관리의 허점을 노출하고도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아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내부보고서 유출에 따른 책임감을 느끼며, 승객 정보 유출 등 보안이 허술한 부분을 적극 보완하겠다고 밝혔지만 피해자인 승무원의 노동환경에 대한 개선책은 내놓지 않아 더욱 문제를 키우기도 했다.

관련업계 일각에서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대한항공 타기가 부담스럽다는 말이 퍼지고 있다"고 전해지면서 대한항공 이용을 기피한다는 사실이 공식화될 경우 경영활동 과정에서 역풍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숨긴다는 핀잔까지 받았다.

이번 블랙야크와 관련, 아시아나항공 측도 폭행당한 용역직원의 언론 인터뷰를 막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으나 "당시 직원과 회사 측이 상의하는 과정에서 해당 직원이 '사과를 받았으니 언론 인터뷰 등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이 와전된 내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블랙야크 강 회장은 '경영을 하는 산악인'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이번에 '두 얼굴의 회장님', '신문지 회장'이라는 오명을 얻게 되면서 대한산악연맹 부회장을 지내는 등 35년 간 산악인으로서와, 사회적 나눔재단 설립조차 진정성에 대한 비난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