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도, 대학 기숙사도 빈대주의보 발령
사우나도, 대학 기숙사도 빈대주의보 발령
  • 김다솜
  • 승인 2023.11.0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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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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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시 주의사항 1순위로 ‘베드버그’(Bedbug, 빈대)가 꼽힌다. 베드버그가 자주 발견되는 유럽으로 떠나기 전 해충 퇴치 스프레이 등을 여행 필수품으로 챙기는 이들도 많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빈대 박멸 후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최근 사우나, 대학 기숙사 등에서 빈대 발견이 속출하고 있다. 해외여행, 이민, 국가 간 교역 등이 활발해짐에 따른 것이다. 해외여행을 준비 중이거나 국제택배를 수신한 1인가구 등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달 중순 대구 계명대 기숙사에서 학생이 빈대에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0월 13일에는 인천 서구의 한 사우나에서 살아있는 빈대 성충·유충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얼마 뒤 경기 부천시에서도 고시원에서 빈대가 나왔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서울도 빈대 위험에서 안전하지 않다. 한 방역전문업체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서울 25개 자치구 중 13개구에서 총 24건의 빈대 방역 작업이 이뤄졌다. 대부분 고시원과 가정집이었다. 

빈대는 사람 몸에 붙어 흡혈하는 위생해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960~70년대 대대적인 살충제(DDT) 사용으로 근절됐다. 그러나 지난 2006년부터 간헐적인 발생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개체 수가 증가하며 해외 유입사례 또한 늘고 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1일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빈대 대책을 논의 후 빈대정보집을 발간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빈대는 현재까지 질병을 매개한 기록은 없으나 가려움증을 유발해 2차 피부감염을 유발한다. 

드물게 여러 마리에 의해 동시에 노출시 아나필락시스가 일어나 고열 및 염증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흡혈욕구가 강하고 주로 야간에 흡혈하는 습성이 있어 수면을 방해한다. 

빈대는 주로 야간에 수면 중인 사람을 흡혈하기 때문에 침대 등 사람이 잠을 자는 위치와 가까운 곳에 주로 서식한다. 섬유질, 목재, 종이로 된 틈새에 숨어 있는 습성이 있어 침대 매트리스나 프레임, 소파, 책장 또는 이불이나 침구류 등에 숨어있는 게 일반적이다. 

빈대에 물린 자국은 모기 물린 것과 비슷해 보이지만 혈관을 잘 찾지 못해 2~3곳을 연달아 물어 일렬이나 원형으로 자국이 생긴다는 게 조금 다른 점이다. 

질병청은 빈대 발견시 방제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물리적 방법으로는 가구 틈, 벽 틈 등 빈대가 서식 추정 지역에 스팀 고열을 분사하는 것과 청소기의 흡입력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진공청소가 끝난 후에는 내용물을 진공 봉투에 버릴 것을 권했다. 의류, 커튼, 침대커버 등 오염직물은 50~60도 건조기에 약 30분 이상 처리해야 한다. 

만약 여행 중 빈대에 노출된 경험이 있다면 여행용품을 철저히 소독해야 하며, 용품을 밀봉해 장시간 보관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화학적 방제 방법으로는 살충제 처리가 권장된다. 이후 서식처 틈새에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를 잔류분무해 처리한다. 가열 연막 또는 훈증(연막탄) 등을 이용해 방제하는 것은 효과가 적어 권장되지 않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방제 방법에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는 빈대 방역 효과가 떨어진다고 밝혀진 바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서울대 연구진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서 발견된 ‘열대 빈대’는 피레스로이드 살충제 저항성을 지니고 있다. 

실제 서구권에서 급격하게 확산되는 빈대 역시 살충제에 내성을 가진 빈대로, 살충제 원액에 담갔다 빼도 죽지 않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