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청년 절반 이상 ‘이직 준비 중’..유형별 대응 강화된다 
쉬는 청년 절반 이상 ‘이직 준비 중’..유형별 대응 강화된다 
  • 김다솜
  • 승인 2023.11.21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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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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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매월 40만여명의 청년들이 ‘쉬었음’으로 분류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중 절반 이상이 구직 의욕을 갖고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정부는 1조원가량의 예산을 투입,  쉬었음 청년과 관련해 유형별 정책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쉬었음 청년 실태조사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쉬었음’은 취업자·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가 없지만 쉬고 있는 이들을 뜻한다. 

이번 조사는 청소년정책연구원이 올해 7월부터 10월까지 ‘쉬었음’ 청년 45명을 상대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하며, 심층 면접 대상자는 18~29세 청년 2826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선정됐다. 

조사 결과 ‘쉬었음’ 청년은 직장 경험 여부와 구직 의지 등에 따라 5가지 유형으로 분류됐다. 

이중 직장 경험이 있고 구직 의욕도 높은 ‘이직-적극형’이 57%로 절반을 상회했다. 이어 직장 경험은 있지만 구직 의욕이 낮은 ‘이직-소극형’(21%), 직장 경험이 없고 구직 의욕도 낮은 ‘취준-소극형’(14%), 직장 경험은 없지만 구직 의욕이 큰 ‘취준-적극형’(8%) 등의 순이었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쉬었음’ 청년 인구는 월 평균 41만4000명으로 전체 청년 인구의 4.9%를 차지한다. 2010년대 초반 ‘쉬었음’ 청년 인구는 전체 청년 대비 2% 수준에서 꾸준히 증가하다 코로나19의 직격타를 맞은 2020년 정점을 찍었다. 이후 ‘쉬었음’ 청년 비율은 감소하다가 올해 다시 증가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쉬었음’ 청년층이 늘어나고 청년층의 쉬었음 기간이 장기화 될 경우 청년들 개인적으로는 이력 현상으로 인해 추후 고용 가능성과 질이 낮아지고 사회적으로 고립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사회적으로도 청년의 비노동력화로 노동 공급이 줄면 잠재성장률 저하의 우려가 있다. 

정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재학·재직·구직 단계별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투입되는 예산은 9900억원에 달한다. 

우선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 쉬었음 과정 없이 일자리를 바로 찾을 수 있도록 재학생을 위한 맞춤형 고용서비스가 도입될 예정이다. 올해 12개 대학에서 시범 운영된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를 내년에는 389억원을 투입해 50개교로 확대한다. 고용서비스 사각지대에 있는 직업계고와 일반계고 비진학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진로지도·취업지원 서비스도 신설하기로 했다. 

고용부는 44억원을 들여 신입사원 온보딩 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이는 취업 초기 청년들의 직장 적응을 돕는 프로그램으로 신입사원에게 조직적응에 필요한 업무 지식과 기술, 조직문화 교육 등을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청년층 근로시간을 단축한 기업에는 1인당 30만원을 지원하는 등 일·생활균형 직장문화 확산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구직단념 예방을 위한 청년성장 프로젝트(가칭)가 추진될 예정이다. 281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10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미취업청년을 대상으로 일상유지·자조모임·심리상담 등을 제공한다.

취약청년 특성을 고려한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고립은둔청년을 위한 사회관계 형성과 공동생활 등 사례별 맞춤형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하고 돌봄부담이 큰 가족돌봄청년에게는 자기돌봄비 월 200만원과 일상돌봄서비스 월 70만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자립준비청년에게 지급되는 자립수당은 월 4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늘리고 전담인력 등도 확대하기로 했다. 장애나 질병이 있는 청년, 학교밖청소년 등 특성을 고려한 취업 지원도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