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족 잡아라” 재밌는 술이 맛도 좋다는 요즘 술 트렌드 
“혼술족 잡아라” 재밌는 술이 맛도 좋다는 요즘 술 트렌드 
  • 김다솜
  • 승인 2024.04.08 1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홈술·혼술 2030 공략한 이색 주류 인기몰이
술 마시는 과정에서 재미 더하는 제품도 눈길
일각에선 홈술·혼술 트렌드가 폭음 조장한다는 지적도 
ⓒnewsis
ⓒnewsis

맥주와 소주로 구분되던 국내 주류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혼술족이 크게 늘어난 데 더해 재미와 새로움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참신한 신제품이 쏟아지면서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지난 2020년 10월 오리온의 사탕류 제품 ‘아이셔’와 자사의 소주 브랜드 ‘참이슬’을 결합한 ‘아이셔에 이슬’을 한정판으로 출시, 한 달 만에 1년치 물량이 조기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후 소비자 요청으로 2021년 6월, 지난해 3월과 12월 등에 한정판으로 재출시했다가 올해 3월부터 상시 판매하기로 했다. 

소주 제조업체 무학은 ‘민초단’을 공략하기 위해 민트초코맛 소주를 출시했고 한 달 만에 100만병의 판매고를 올렸다. 민초단은 민트초코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칭하는 신조어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민초단과 민트초코맛을 좋아하지 않는 ‘반(反)민초단’으로 유형을 분류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문화로 자리잡았다. 

롯데칠성음료는 자사 대표 소주인 ‘처음처럼’과 롯데웰푸드의 아이스크림 ‘빠삐코’를 콜라보한 ‘처음처럼X빠삐코’를 출시하며 이색 주류 대열에 합류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롯데웰푸드의 껌브랜드 ‘쥬시후레쉬’와 ‘스피아민트’를 맥주에 결합, 껌맛이 나는 ‘쥬시후레쉬 맥주’와 ‘스피아민트 맥주’를 출시하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과거 국내 주류시장은 30도를 웃도는 높은 도수의 일반 소주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가정 내 주류 소비가 높아지면서 2030 혼술족을 사로잡기 위한 이색 주류 출시가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술을 취하기 위해서가 아닌 즐기기 위해 마시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저도수 혹은 달달한 맛의 과일주가 특히 인기다. 지난해까지 와인, 위스키 등 고가의 주류가 인기를 끌었지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다시 소주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주류업계도 이같은 수요를 반영해 다양한 맛과 도수, 풍미를 가진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이다.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재미를 선사하는 제품도 인기다. CU는 지난해 온라인게임 ‘서든어택’ 콘셉트를 가미한 맥주를 출시했다. 맥주 캔을 따면 수류탄이 터지는 것처럼 ‘펑’ 소리와 함께 거품이 올라오는 제품이다. 

롯데아사히주류가 지난해 5월 출시한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은 뚜껑 전체가 열리면서 생맥주처럼 풍성한 거품이 올라오는 제품으로, 한동안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제주맥주는 MBTI를 활용한 맥BTI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각 캔마다 적힌 알파벳을 조합해 소비자가 원하는 MBTI 유형을 맞출 수 있는 콘셉트로, 출시 2주 만에 42만캔의 판매고를 올렸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주류 트렌드가 알코올 의존증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집에서 홀로 음주를 즐기는 것이 일종의 ‘소확행’처럼 여겨지며 음주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져 폭음률을 높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