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계산도 결제도 손님이…셀프계산대, 편의성 제고 vs 떠넘기기 
[뉴스줌인] 계산도 결제도 손님이…셀프계산대, 편의성 제고 vs 떠넘기기 
  • 김다솜
  • 승인 2024.04.11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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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거래 수요 급증에 셀프계산대 설치 매장↑
대형마트, 직원 수 줄이고 셀프계산대 운영 늘어
“인건비 낮추기 위해 소비자에게 노동전가…할인혜택 부여해야”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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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기점으로 비대면 거래 수요가 급증하며 셀프계산대를 설치한 매장이 늘고 있다. 소비자의 빠른 결제·계산을 도와 편의성을 제고한다는 긍정적 반응이 있는가 하면, 업체가 책임져야 할 노동력을 소비자에게 떠넘긴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취업자 중 판매종사자는 262만1000명으로 전년대비 6만명 감소했다. 판매종사자 규모는 2014년부터 9년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판매종사자는 45만3000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판매 종사자는 의류·화장품·가전제품·가구·음식료품 등의 판매원을 비롯해 카운터 계산원·캐셔 등 매장 계산원, 자동차 영업사원, 보험설계사, 신용카드 모집인, 홍보도우미 등 영업·판매직 취업자로 주로 고객과 직접 대면 영업하는 직종이 해당한다. 

판매 종사자의 감소는 전반적인 산업 구조가 온라인 중심으로 급변함과 동시에 코로나19를 계기로 키오스크, 셀프 계산대 설치가 활발해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실제 대형마트 3사의 경우 코로나 전과 비교하면 직원 수가 확연히 줄었다. 이마트의 지난해 6월 말 기준 직원 수는 2만3000명으로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6월 말(2만5000여명) 대비 2000명 이상 줄었고 홈플러스도 이 기간 2만3000명에서 2만명 수준으로 3000명가량 줄었다. 롯데마트의 경우 1만3000명에서 1만900명으로 2000여명이 축소됐다. 

직원이 줄어드는 사이 셀프계산대는 급증하는 모습이다. 롯데마트는 2020년 50개 점포에서 580여대의 셀프계산대를 운영한 것에서 현재 110개 매장에서 1100여개로 확대했다. 이마트는 현재 150개 매장서 1400여대를, 홈플러스는 90여개 매장에서 500여대의 셀프계산대를 운영하고 있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다이소, 스파(SPA)브랜드 등도 셀프계산대 설치에 나서고 있다. 다이소는 2020년 셀프계산대 결제를 시작한 이후 현재 대다수 점포가 셀프계산대를 주력으로 운영 중이다. 

이처럼 셀프계산대가 늘어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인건비 상승과 비대면 서비스 수요 증가 등이 꼽힌다. 실제 한국소비자원 설문조사 결과 연령이 낮을수록 비대면 거래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판적인 목소리도 제기된다.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직원이 해야 할 노동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또 기기 사용에 익숙치 않은 기성세대에게 불편함을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소비자가 직원을 대신해 계산 노동을 한 만큼 할인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셀프계산에 대한 할인 제공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셀프 계산에 필요한 상주 인력 투입으로 인해 비용 면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최근 해외에서는 셀프계산대가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미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제너럴’은 셀프시스템 적용 후 범죄 우려가 커지고 예상보다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셀프계산대를 철수하고 있다. 

미국 대형유통업체 타깃 역시 제너럴과 비슷한 이유로 10개 이하 제품을 구입한 고객들만 셀프계산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정책을 새로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