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첫 기자회견, '자랑스러운 불통' 확인?
박 대통령 첫 기자회견, '자랑스러운 불통' 확인?
  • 강정원 기자
  • 승인 2014.01.0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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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소통 더욱 힘쓰겠지만 불법 행동 원칙 대응할 것"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에 나선 신년 기자회견에서 불통 논란에 대해 소통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으나 '불통'은 여전했다는 지적이다.

6일 박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불통논란에 대해 "소통을 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가, 여기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후 첫 신년 기자회견을 하며 집권 2년차를 맞아 국정운영 구상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그는 "소통의 의미가 단순한 기계적 만남이라든지, 또는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이라도 적당히 수용하거나 타협하는 것이 소통인 것인가. 그것은 소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통 논란에 대해 소통에 더욱 힘쓰겠지만 불법 행동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더욱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의 국정운영 방향을 환영했지만 민주당 등 야당들은 박 대통령 역시 '불통'이었다며 실망감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같은 날 현안 브리핑에서 "집권 2년차를 맞아 국정운영 방향과 철학을 국민에게 보고하고 공유하며 국민 행복과 나라 발전을 위해 정부가 더욱 국정에 매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오늘 기자회견이 박 대통령과 국민 소통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주요 정책에 대한 지지와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설명할 기회가 자주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은 나름 의미있는 일이지만 국민들은 듣고 싶던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대통령의 일방적인 메시지만 전달 받았다"며 "쌍방향 소통장이 아니라 일방적인 국정홍보의 장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대통령은 특검, 무능 장관 교체 문제, 경제민주화, 사회적 대타협위원회 설치, 개헌 등 주요 이슈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거나 일축했다"며 "대통령 입장 변화는 없었고 변명과 반박만 있었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추진위원회 금태섭 대변인 역시 논평을 내고 "국민 삶이 무너지는 엄중한 현실인식 부족으로 민생에 대해서는 원론적 언급으로 일관해 국민 기대에 미흡했다"며 "기초 노령연금 등 공약 미이행 또는 후퇴, 경제민주화, 복지 등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점에 대해서는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변인도 "박 대통령은 지난 1년 간 국민에게 혼란과 상처를 준 과오에 대한 어떤 해명도 없었고 심지어 국정철학과 상황 인식은 실낱 같은 기대를 가지고 바라본 국민들에게 절망감을 느끼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 측근에게 들었던 '자랑스러운 불통'이라는 말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국민의 정당한 요구는 불법적인 떼쓰기로 규정됐고 앞으로 대통령 기준에 맞지 않는 모든 행위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진압하겠다는 시퍼렇게 날 선 경고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대변인도 "수많은 실망과 분노로 가득 찼던 지난 2013년 취임 첫 해를 상징하는 말이 바로 '불통'이었다"며 "'자랑스러운 불통'을 선포한 것을 넘어 박근혜 정권의 인식 수준이 40년 전 유신독재 시절에 그대로 머물러 있음 또한 확인시켜 줬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