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관학교ㆍROTC…女 생도 왜 뽑았나?
사관학교ㆍROTC…女 생도 왜 뽑았나?
  • 김지원 기자
  • 승인 2014.02.2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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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학교에 여자 생도가 입학하고 학군사관후보생(ROTC)에 여자대학교가 참가하면서 남자 생도(학교)보다 좋은 평가를 받게되자 이를 조정하려다가 성차별 논란을 불러왔다.

최근 공군사관학교에서 2년 연속 수석 졸업자에게 수여하는 대통령상을 여자 생도가 타게 되자 차석인 남자 생도에게 주려다 화를 부른 바 있다.

이번에는 육군사관학교에서 또 벌어졌다. 이번에는 아예 성적산정 방식을 여자 생도에게 불리하게 바꾸기로 한 것.

▲ 지난 21일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 화랑연병장에서 열린 육사 74기 입학식에서 한 신입 여생도가 부모들을 만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뉴시스
23일 육군사관학교에 따르면 올해부터 재학생들의 성적산정 방식을 일반학 비중을 낮추고 군사적 능력, 신체적 능력, 훈육 영역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는 여자 생도에게 불리한 체력 등의 평가 비중을 높인 것이다.

그간 일반학 73%, 군사역량 14%, 신체역량 3%의 비중을 일반학  73%에서 42%로 낮추고 군사학ㆍ군사능력은 12%→25%, 체육은 3%→17%, 훈육은 10%→17%로 각각 성적 반영 비중이 조정했다.

특히 육사가 졸업을 앞둔 지난 달 이같이 성적산출 방식을 변경하면서 여자 생도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에 부담을 느낀 육사는 내년 졸업자부터 적용하기로 한 발 물러섰다.

육사 관계자는 "올해 졸업생부터 개선된 성적산정 방식을 바로 적용하는 것은 2013년 이전 성적까지 영향을 줘 졸업순위 변동 등 문제가 발생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이에 따라 올해 졸업생인 70기에게는 모두 기존 학점제 평가방식을 적용키로 했다"고 해명했다.

그간 금녀(禁女)의 영역이었던 사관학교의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전체 정원의 10분의 1에 불과한 여생도들의 일반학 성적이 남생도보다 월등히 좋기 때문이다.

이번에 성적산정 방식을 바꾸기로 한 것을 두고 성차별 논란이 제기되는 것도 체력 등에서 월등히 앞서는 남자 생도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 성적산출방식이 적용됐던 2012년과 2013년에는 2년 연속 여자 생도가 수석 졸업했다.

한편, 지난 19일 공군사관학교는 수석을 차지한 여자 생도가 당연히 받는 대통령상을 차석인 남자 생도에게 주려다 홍역을 치렀고, 다시 입장을 바꿔 당초대로 여자 생도에게 대통령상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또 20일 국방부는 학군사관후보생(ROTC)들의 군사훈련 평가에서 여자대학교(숙명여대, 성신여대)가 2회 연속 1위를 하자 아예 순위제를 없애버렸다는 보도로 곤궁한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