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월세 거주 비율이 높은 1인가구는 그 특성상 가전을 고를 때 ‘부피’를 항상 염두에 두기 마련이다. 비교적 공간이 좁고, 이사가 잦기 때문에 부피가 너무 큰 가전제품은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거거익선’ 가전의 대명사 TV는 1인가구의 가전 구매 목록에서 제외되기 십상이다. 부피를 고려해 작은 걸 사면 사용 중 만족감이 높지 않고, 그렇다고 큰 걸 구매하자니 놓아둘 데가 마땅치 않고 이사 시에도 여러 가지 불편을 부를 수 있어서다.
TV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홈 프로젝터’가 꼽힌다. TV보다 기기 자체의 부피는 작지만,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TV보다 더 넓은 화면으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인테리어, 분위기 등을 중시하는 1인가구라면 더욱 홈 프로젝터 구매를 고려할 만하다.
과거에는 홈 프로젝터라 하면 웬만큼 비싼 제품을 사지 않는 한 화질이 선명하지 않고, 화면을 비출 벽면과 기기 사이의 거리가 멀어야만 쓸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같은 점을 개선하면서도 가격을 낮춘 가성비 제품들이 많다.
기술의 발전과 OTT 서비스의 인기 등을 통해 홈 프로젝터 시장도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글로벌 홈 프로젝터 시장이 올해 22억달러(약 2조94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홈 프로젝터 역시 제품의 사양에 따라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너무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면 실사용에서 만족감이 떨어질 수 있다. 감가가 심한 가전제품 중 하나이기에 내게 맞는 제품을 찾기 위해 구매와 중고판매를 반복하는 방법을 썼다간 손해를 볼 여지도 있다.
따라서 구매 기준을 확실히 세워 우리집과 나의 형편에 맞는 제품을 고르는 것이 최선이다.
선명한 영상, ‘이것’ 확인하세요
영상 콘텐츠 시청을 위한 기기인 만큼 가장 우선시 해야 할 사항은 뭐니뭐니 해도 영상품질이다.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는 ‘밝기’가 꼽힌다.
홈 프로젝터의 밝기 단위는 루멘(Lumen)과 안시(ANSI)루멘이 있다. 이 두 개 수치가 높은 제품일수록 밝기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브랜드별로 기술력도 다르고 색표현력도 다르기 때문에 밝기가 높다고 무조건 선명한 프로젝터라는 것은 아니다.
루멘은 광원에서 방출되는 빛의 양인 광속의 단위로, 촛불 1개에서 1초간 발생되는 밝기를 나타낸다. 프로젝터에서 루멘으로 표현되는 밝기 수치는 프로젝터 광원으로부터 화상소자를 거쳐 스크린에 도달하기까지 손실되는 빛을 고려하지 않는다.
안시루멘은 미국표준협회(ANSI)에서 제시한 프로젝터의 표준 밝기 측정 단위다. 스크린에 백색 화면을 투사해 측정된 밝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프로젝터의 밝기를 가장 객관적으로 나타낸다.
밝기가 낮은 제품의 경우 암실 상태가 아니면 영상 시청이 불가할 수도 있고, 화면 크기를 키우는 데도 한계가 있다. 다만 자취방 환경에 비해 밝기가 지나치게 높은 제품은 명암비가 흐려지거나 검은색 표현이 안 되는 문제도 있다.
주변 조명을 모두 차단한다는 가정 하에 100인치 전후 화면의 일반적인 홈 프로젝터는 시중에 나온 어느 제품을 골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밝은 환경에서도 어느 정도 이용이 가능한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면 2000 안시루멘 이상의 제품을 골라야 한다.
해상도와 RGB값 역시 화질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근 나오는 영상콘텐츠는 4K급도 많기 때문에 만족감을 더하려면 해상도는 최소 FHD 이상 모델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풍부한 색표현을 위해 RGB 수치도 높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권장된다.
투사거리도 확인하세요
일반적으로 홈 프로젝터는 스크린과 거리가 멀수록 더 큰 화면을 투사한다. 따라서 좁은 공간에서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최근 출시되는 제품 중 일부는 특수 렌즈를 단축해 초점거리를 단축시킨다. 단초점을 장착한 프로젝터의 경우 1~2m 거리에서도 100인치 화면을 투사한다.
초단초점 제품의 경우 50cm 내외, 또는 10~20cm 정도의 거리에서도 100인치 화면을 구현하지만 초점거리가 짧을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기기 편의성도 고려해야
홈 프로젝터의 편의성을 가르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바로 자체OS 탑재 여부다. 만약 자체OS없이 미러링만 지원하는 제품이라면, 매번 미러링을 설정해줘야 하고 앱 지원이 불가한 경우 송출 자체가 막힐 수 있다.
키스톤 기능이 있는지도 살펴보자. 키스톤 기능이란 프로젝터의 각도가 틀어질 경우 투사된 화면을 스크린의 형태에 맞춰 조절해 화면의 모양이 사다리꼴 형태로 나오지 않게 해주는 보정 기능이다. 키스톤 기능이 탑재돼 있지 않은 프로젝터의 경우 직접 빔프로젝터 위치와 각도를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이 기능이 있는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음질도 중요하게 따져볼 요소다. 대부분 프로젝터는 스피커가 탑재돼 있는데 성능이 떨어지는 경우 별도의 스피커를 연결해야 하므로 실제 사용리뷰 등을 통해 음향 품질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