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받은 보수 94억 원과 성과급 207억 원 등 총 301억 원을 포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7일 SK그룹은 최 회장이 국민여론을 감안해 지난해 보수 전액을 포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현재 계열사별로 받은 최 회장의 보수 반납 방식과 사용 방법 등을 놓고 실무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최 회장은 지난해 1월 말부터 배임 등의 혐의로 수감 생활을 해왔다.
사실상 실질적인 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못한 것인데, 최 회장은 SK, SK이노베이션, SK C&C 등에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비난을 샀다.
일각에서 최 회장이 사회적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최근 다른 기업 오너들의 연봉 반납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최 회장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2년 8월 구속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해 보수 331억 원 중 급여 200억 원을 반납하고 상여금 131억 원만 받았다.
또 지난 3월 고액연봉 논란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56억 원 가량의 지난해 보수를 포기했다.
이에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님은 원래부터 이 보수를 개인적으로 사용할 생각이 없었다”며 “이런 의사를 4월 초부터 타진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돈을 공익 목적으로 사용할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4년이라는 긴 공백 기간 동안 어떤 경영체제를 구축할지에 대해 “현재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중심으로 경영은 잘 이뤄지고 있다”며 “다만 회장님의 부재로 대규모 투자나, 글로벌 사업 등에는 차질이 있을 수 있으나 이런 우려도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보수 전액 환수가 동정여론 조성을 통한 가석방을 염두해 둔 것 아니냐는 의혹에 SK 관계자는 “전혀 생각해본 적도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