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청와대 행진 막혀 통곡
세월호 유가족, 청와대 행진 막혀 통곡
  • 강정원 기자
  • 승인 2014.05.0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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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청와대로 향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100여 명이 경찰에 가로막혔다.

9일 오전 3시 30분 경 이들과 동참한 시민들은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해 "대통령과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온 것"이라며 "우리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통령은 피해 가족의 목소리를 들으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오전 5시30분 부터 경찰과 대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 남은 유가족들도 이 곳으로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고등학생 등 시민들이 줄에 노란리본을 달고 있다. ⓒ뉴시스
이에 청와대는 이날 오전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긴급 회의를 열고, 박준우 정무수석을 통해 유가족의 입장을 듣기로 했다.

면담 장소는 종로구 주민센터 앞 또는 청와대 연풍문에서 만나는 두가지 방안이 검토 중이다.

청와대는 유가족들의 요구사항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끝까지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해줄 것과 사고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유가족들이 요구하고 있는 박 대통령과의 면담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새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던 유가족들은 길환영 KBS 사장과 김시곤 보도국장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자 청와대로 출발했다.

지난달 말 김 보도국장은 직원들과의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이 발언 문제를 항의하기 위해 8일 오후 8시 50분 경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 안치된 자녀들의 영정사진을 떼어 여의도 KBS 본사로 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