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준 하나은행장의 부도덕함?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부도덕함?
  • 박성희 기자
  • 승인 2014.05.2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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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그토록 주창하던 ‘고객 만족’을 외면하고 되려 ‘부도덕함’으로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는 은행장들이 연일 화두다.

이번엔 금융당국 중징계 당일, 의혹이 가득 담긴 성과급을 수령한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그 주인공으로 선택됐다.

지난달 17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하나은행 김종준 행장에게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내렸다.

금감원에 따르면 김 행장은 지난 2011년 하나캐피탈 사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자본잠식 상태인 미래저축은행에 145억 원 가량을 부당 지원해 회사에 60억 원 상당의 손실을 입혔다.

그런데 같은 날 그는 거액의 성과급을 챙겼다. 하나금융그룹은 김 행장의 중징계가 명백한 상황에서 전날(4월 16일) 저녁 갑자기 성과급 지급을 결정했고, 이 돈은 바로 다음날 김 행장에게 흘러 들어갔다.

이에 하나은행 관계자는 “전날 이사회를 소집해 성과급 지급 여부를 결정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정확한 시기는 내부적 이유로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에도 4월에 성과급 지급이 있었고, 이번에도 전산상 업무처리 중 시기가 맞았을 뿐”이라며 이번 성과급 지급에 어떤 하자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김 행장이 받은 성과급에는 하나캐피탈 사장으로 근무했던 2011년분 성과급도 포함돼 있다. 6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히고도 7,800만 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버젓이 챙겼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성과급 지급 기준을 묻는 질문에 하나은행 관계자는 “성과급은 몇 년 간 장기 성과를 감안해 지급하는 것”이라며 “캐피탈 시절 60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혔지만 (김 행장이) 그 이상의 성과를 냈기 때문에 해당 금액을 받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정확한 성과에 대해선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때문에 김 행장이 ‘중징계를 받은 임원은 최대 50%까지 성과급이 삭감될 수 있다’는 하나금융그룹 내규를 피하고자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온다.

김 행장을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서 금감원은 김 행장에게 중징계 후 퇴진을 요구한 바 있으나 김 행장은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고 내년 3월까지 임기를 마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를 두고 당시 일각에서는 중징계로 향후 3~5년 간 재취업이 제한될 수 있으니 남은 연봉이라도 다 받기 위해 막무가내로 나가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일었다. 김 행장의 지난해 연봉은 10억3,100만 원, 올해는 1분기에 5억6,700만 원을 챙겼다.

하나은행과 김종준 행장…구설수 화수분인가?

하나은행은 수천억 원대 대출 사기로 논란이 됐던 KT ENS 사건에 가장 큰 금액이 연루돼 있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은 KT ENS 사기대출 주범인 전모 씨 계좌에서 인출된 자기앞수표 지급을 거절해 선의의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하나은행 서판교 지점이 지급 보증한 수표가 사기대출과 연관돼 있단 사실이 밝혀져 부도 처리됐다. 하나은행은 지급을 원하면 소송을 걸라는 어처구니 없는 태도를 보였다.

이런 하나은행의 행태에 일각에서는 대출심사를 꼼꼼히 하지 않아 사기에 연루돼 놓고 이제 와 그 피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건 말도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 씨 계좌에서 인출된 자기앞수표가 100만 원권 140장, 1,000만 원권 4장 등 총 1억8,000만 원에 달하는데 이를 부도처리한 것은 김 행장이 고객을 봉으로 여기고 있단 사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런 일각의 비난에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직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라 하나은행 측 책임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며 “대출사기와 연루된 자기앞수표 지급과 관련된 법적 절차도 아직 한창이라 딱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