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세계 최악 CEO 1위'에선 벗어나
이건희, '세계 최악 CEO 1위'에선 벗어나
  • 박성희 기자
  • 승인 2014.05.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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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그룹 회장(72)이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회장 등과 함께 ‘세계 최악의 경영자 9명’에 올랐지만 최악의 CEO 1위에 오르는 불명예는 면했다.

▲ 오뚜기 세트밥은 국내 시장점유율 54%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데일리팝
이달 초부터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은 독일 베를린에서 3차 총회를 열고 이건희 회장을 포함한 ‘세계 최악의 경영자 9명’을 선정해 최악의 경영자 1위를 뽑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앞서 ITUC는 “아홉 명의 CEO는 노동자들의 권리에 반하는 그들의 영향력에 기초했다”며 “납세, 기업행위,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발언 등과 같이 노동자의 이익을 해치는 일, 혹은 또 다른 행위들도 선택의 기준이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물론 세상엔 정말 나쁜(bad) 행적을 가진 CEO들이 많다는 걸 잘 안다. 하지만 이 아홉 명은 이번 설문조사에 포함될 만큼 그 과거가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이달 1일부터 진행된 이 투표는 이건희 회장이 초반 독보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1일 95%에서 7일 43%, 12일 27%를 차지하다 21일 마감일까지 수위권을 유지했다. 득표 비중은 15~20%를 넘나들었고 일부는 2~3%에 머물렀다.

대회 종료일인 지난 23일 ITUC는 세계 최악의 경영자 온라인 투표 결과 제프 베조스 회장이 불명예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과 아크바르 알 베이커 카타르 항공 회장은 ‘모욕적인 말’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들의 순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ITUC에 참석한 민주노총 관계자는 “9명 후보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게 사실”이라며 “삼성의 노동 조건도 국제노총이 묘사한 아마존의 상황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제프 회장과 루퍼스, 아크바르 회장을 뺀 나머지 인물은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더글라스 맥밀란(월마트), 제이미 디먼(제이피 모건 체이스), 로이드 블랑크페인(골드만삭스 그룹), 찰스 코치(코치 인더스트리), 이반 글라센버그(글렌코어 엑스트라타) 등의 경영자들이다.
 
아울러 ITUC에 참석한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총회 기간 중 부대행사로 ‘삼성의 글로벌 무노조 정책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라는 워크숍을 주최했다.

워크숍 참가자들은 “삼성이 노조 없는 삼성을 유지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삼성 없는 하루’와 같은 행동으로 맞설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을 변화시키지 못하면 우리는 다른 초국적기업에 맞서 싸울 수 없을 것이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10일 밤 심근경색을 일으켜 자택 근처에 있는 순천향대학 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11일 새벽 삼성서울병원에서 심혈관을 넓혀주는 심장 스텐트(stent) 시술을 받았다.

시술 직후부터 고령인 이 회장을 고려해 당분간 진정치료와 회복 시점이 늦춰지면서 세간에는 위독설ㆍ사망설이 나도는 등 국내와 해외에서까지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5일 삼성서울병원 측에 따르면 “이 회장이 혼수상태에서 회복하며 각종 자극에 대한 반응이 나날이 호전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