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남기고 간 디지털 유산, 누가 어떻게 관리할까 
고인이 남기고 간 디지털 유산, 누가 어떻게 관리할까 
  • 김다솜
  • 승인 2025.03.24 1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회입법조사처 ‘고인의 디지털 정보 처리 현황과 과제’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개인의 많은 활동이 디지털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개인의 다양한 정보가 디지털 형태로 생성되고 저장되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가 고인이 된 후 이같은 정보를 어떻게 처리·관리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과 규정이 부재해 디지털 유산에 대한 공론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고인의 디지털 정보 처리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발간해 “디지털 기술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우리나라도 고인 디지털 정보의 체계적인 처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선 고인의 디지털 정보를 크게 세 가지로 분류했다. ▲금전적 가치가 높고 프라이버시 침해성이 낮은 정보 ▲금전적 가치가 낮고 프라이버시 침해성이 높은 정보 ▲금전적 가치와 프라이버시 침해성이 모두 낮은 정보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류에 따라 고인의 디지털 정보에 대한 접근 방식도 다르게 취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금전적 가치가 높고 프라이버시 침해성이 낮은 정보는 상속하도록 하되 프라이버시 침해성이 높은 정보는 사용자가 생전 지정한 사용자에 한해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자 본인의 의사를 최우선으로 존중할 수 있도록 이용자가 생전에 자신의 디지털 정보 처리 방법을 정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디지털 유산 규정이 만들어질 경우 이용자가 생전에 디지털 정보 처리 방법을 지정하는 기능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해외에서는 이미 

해외 주요국과 주요 플랫폼 사업자는 고인의 디지털 정보 처리에 대한 일정한 기준을 마련해두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본인이 사망하거나 무능력해지는 경우 수탁자가 디지털 재산을 관리하는 법을 대부분의 주에서 도입했다. 프랑스의 경우 개인정보에 대한 권리를 사후에도 일정한 범위에서 유지하는 내용을 개인정보처리법에 추가했다. 

독일은 연방대법원이 디지털 정보도 전통적인 상속법상 포괄승계 원칙에 따라 처리된다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기존 법 체계 내에서 해석 중이다. 

구글, 애플,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은 이용자가 생전에 자신의 디지털 정보에 대한 처리방안을 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구글은 디지털 유산 프로그램 ‘휴면 계정 관리자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 이용자가 일정 기간 구글 계정을 사용하지 않을 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사진, 이메일, 문서 등을 타인에게 보낼 수 있도록 미리 설정할 수 있다. 

애플은 이용자가 사망 후 메시지, 메모, 사진 등의 데이터를 상속받을 관리자를 최대 5명까지 지정할 수 있도록 했으며 관리자는 유산 계정을 이용해 최대 3년간 고인의 디지털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메타 역시 ‘유산 접근’ 기능을 통해 유족이 고인의 프로필 사진 등 일부 정보를 변경할 수 있다. 

보고서는 “고인의 디지털 정보에는 유족, 고인,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이들 간의 균형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고인의 디지털 정보에 대한 접근 제한을 일기장·편지 등 기존 기록물과 다르게 취급해야 할 필요성은 무엇인지, 보호할 고인의 디지털 정보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