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MG손보 매각 가능성 낮아”
불안한 가입자들 노린 공포 마케팅까지 등장
MG손해보험이 5차례에 걸쳐 매각이 무산됨에 따라 청산·파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험 가입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MG손보 가입자가 아닌 보험계약자들도 혹시 내 일이 될지 모른다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 13일 메리츠화재는 MG손보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메리츠화재의 인수가 무산된 것은 노조와의 갈등이 주 원인이었지만, 그동안 MG손보의 매각 작업이 번번이 무산된 것은 낮은 재무건전성 때문이다.
MG손보는 지난 2020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본총계는 -184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접어들었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3.37%로 전년동기대비 21.13%p나 급락했다.
당국에서는 지급여력비율을 150%로 권고하고 있으며, 보험감독규정에서는 100%로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모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메리츠화재를 마지막으로 MG손보 매각은 더 이상 가능성이 낮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추가 인수자가 없으면 청산과 파산이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꼽히는 만큼 소비자들의 불안함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MG손보 보험계약자는 124만4155명에 달한다. 예금자보호법상 최대 5000만원까지 보호가 가능한데 이를 초과한 계약자도 1만1470명에 달한다. 피해 구제가 힘든 가입자의 계약금액은 총 1700억원대로 알려졌다.
장기간 보험계약을 유지하며 확보한 혜택이 모두 상실되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게다가 유병자의 경우 다른 보험 상품 가입도 어렵고, 재가입이 된다 하더라도 기존에 가입한 보장·조건을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
타 보험사에 계약을 이전하는 방법도 거론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일이다. 금융당국이 이를 강제할 수 없을 뿐더러 이전받는 보험사 역시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계약 이전은 동일한 조건에 보험사만 바뀌는 것으로 가입자의 피해는 없지만, 손해율이 높은 상품까지 떠안으며 계약을 이전하고자 하는 보험사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불안한 가입자
‘공포 마케팅’까지 등장하며 혼란 가중
MG손보의 청산·파산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가입자들의 불안은 극대화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점을 노린 ‘공포 마케팅’까지 등장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국회전자청원에 공개된 국민동의청원(MG손해보험 사태 고객 피해에 관한 청원)은 이틀도 채 되지 않아 6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 청원은 “MG손보 노조로 인해 타 보험사에서 인수를 포기했는데 청산 및 파산 등의 절차 발생 시 가입고객의 피해 구제를 요청한다”는 내용을 담는다.
MG손보 피해자 모임도 여럿 생겨나고 있다. 가입자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는 어떻게 대응할 지에 대한 의견과 금융감독원에 민원 넣는 방법, 청산 반대 시위 장소 및 시간 등의 정보 공유가 실시간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보험 설계사는 MG손보의 청산 가능성이 확실하다며 고객에게 계약해지와 갈아타기를 유도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공포 마케팅’ 차단에 나섰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손해보험협회와 GA협회에 MG손보 가입자에게 청산 가능성을 부풀리며 계약 승환을 권유하는 SNS·유튜브 등 온라인 광고물 불건전 영업에 대한 점검을 요청했다.
설계사가 고객이 계약을 유지하는 경우, 갈아타는 경우 달라지는 점에 대해 제대로 고지하지 않고 불안심리를 부추겨 갈아타기를 유도하는 것은 불건전영업 행위에 해당한다.
금감원은 설계사들이 MG손보 계약자들의 부당승환을 유도하는 사례를 영업단을 통해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점검 결과에 따라 불건전영업에 대한 중단을 요청하는 등 후속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