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했는데 돈 달라고? 임장비 도입 추진 논란 
보기만 했는데 돈 달라고? 임장비 도입 추진 논란 
  • 김다솜
  • 승인 2025.05.14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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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중개사협회, 임장 기본보수제 도입 추진
“임장크루로 영업활동에 어려움…임장비 도입돼야”
vs “임장비 도입시 실수요자 부담 가중 우려”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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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불경기에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입지를 분석하고 부동산 가치 등을 파악하는 답사, ‘임장’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공부를 위해 여러 명이 함께 모여 임장을 다니는 ‘임장 크루’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이에 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는 임장에 대한 보수를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공인중개사협회도 임장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김종호 공인중개사협회장은 지난달 23일 취임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인중개사와 부동산 매물을 보러 가는 임장 활동에도 비용을 지불하는 이른바 ‘임장 기본보수제’ 도입을 올해 협회의 핵심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공인중개사를 끼고 매물을 둘러보는 경우 일정 금액의 임장비를 선지불하고 실제 계약이 이뤄지면 그 비용을 중개보수에서 차감하는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임장 과정에서도 상담, 안내 등 노동과 서비스가 발생하는 만큼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최근 정보 수집이나 부동산 관련 투자 공부 등을 위해 공인중개업소를 방문하는 임장크루가 많아지면서 공인중개사들이 영업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중개업계는 임장 활동이 단순 ‘구경’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공인중개사는 고객 요청에 따라 매물 상태를 설명하고 권리관계와 대출조건, 가격 협상 포인트 등을 안내하며 집주인 및 세입자 간 일정을 조율해 실내 확인을 가능하게 하는 등 사실상 상당한 시간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용역활동을 수행한다. 

게다가 임장크루는 매수 의도보다 콘텐츠 생산 또는 정보 탐색 목적으로 현장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 중개사 입장에서는 실거래 가능성이 낮은 고객에게 반복적으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개사들이 중개 행위가 아닌 무료 안내 서비스를 강요당하고 있다는 토로도 나온다. 

 

실수요자 부담 가중…반대 여론도 

그러나 임장비 도입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거래는 큰 돈이 들어가는 일인 만큼 신중하게 매물을 선택하기 위해 여러 집을 봐야 하는데 때마다 비용을 지불하라는 것은 실수요자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현재도 중개수수료 부담이 큰 상황에서 임장비까지 추가되면 고충은 더욱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올 1분기 서울 전용면적 84㎡의 평균 매매가는 14억6000만원으로, 이에 대한 중개수수료(12억~15억원, 상한요율 0.6%)는 876만원에 달한다. 

임장비를 받게 되면 부동산을 직접 거래하는 사례가 늘어나 오히려 중개사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가뜩이나 공인중개사들이 일이 없어 휴·폐업하는 곳들이 늘고 잇는데 임장비까지 받는다고 하면 오히려 이미지만 나빠지고 부동산 직거래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일본의 사례를 살펴보면 부동산 임장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매수의향을 확인한 뒤 서류를 작성해야만 중개 대상물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해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임장비를 별도로 청구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은 고급 매물이나 오지 매물에 한해 쇼잉피(showing fee)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