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사회적 지원이 필요함에도 기특한 효녀, 착한 효자란 이름으로 돌봄의 무게를 온전히 혼자 감당하고 있는 가족돌봄청년을 '영케어러'라고 한다.
영케어러는 만성·정신질환이나 장애, 중독 등을 가지고 있는 가족을 돌보는 만 34세 이하의 청년을 말한다.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영케어러는 15만3044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13~34세 전체 인구(약 1177만명)의 1.3%에 해당되는 수치이고, 연령대별로 보면 25~34세가 55%로 가장 많았고 19~24세 28.9%, 초중고교생인 13~18세도 16%에 달했다.
누구를 돌보는지를 살펴보면 홀어머니가 34%로 가장 많았고 아버지·어머니가 모두 있지만 부모 간병과 가족 생계를 모두 책임지고 있는 경우도 24%가 있었다.
보건복지부가 2022년 실시한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당 가족돌봄 시간이 21.6시간, 평균 돌봄 기간은 46.1개월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영케어러가 학업이나 직업적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19~24세일 때는 가족돌봄을 하지 않는 청년보다 미취업 비율이 7%p 낮았고, 25~34세에선 미취업 비율이 4.3%p 높았다.
학생 시절엔 돈을 벌어야 하는 영케어러가 많고, 졸업 후에는 오히려 본격적인 생산활동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삶의 질도 낮은 것으로 보인다. 영케어러의 22.1%는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응답했고 61.5%는 우울점수가 16점 이상이었다.
서울시가 진행한 영케어러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가족을 돌보는 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은 경제적 어려움(90.8%)이었고 가장 필요한 도움은 ‘생계 지원’(93.2%)이었다.
한편 국회는 지난 2월 영케어러를 지원하는 내용의 가족돌봄 등 위기아동·청년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가족을 돌보거나 고립·은둔 상태에 있는 아동과 청년을 공적 지원 대상에 포함하고 이들을 직접 지원하는 전담조직을 신설해 발굴부터 신청·접수·상담을 거쳐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구체적으로 가족돌봄 아동·청년에게는 본인의 미래에 투자할 수 있도록 자기돌봄비가 제공되고 아픈 가족을 위한 돌봄서비스 지원도 강화된다. 또 지원대상자로 선정되면 공공주택 특별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공공임대주택도 우선 공급받을 수 있다.
영케어러에 대한 지자체·기업들의 관심 증가
서울시는 족돌봄청년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서울시복지재단 내에 ‘가족돌봄청년지원팀’을 꾸렸다. 돌봄서비스가 궁금하다면 안심돌봄120으로 연락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인천시도 인천시 가족돌봄청(소)년 실태조사 연구를 시작했으며, 부산시는 4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부산지역본부 등과 함께 가족돌봄 아동·청소년을 위한 통합지원 업무협약을 맺었다.
기업들도 영케어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3년부터 가족돌봄청년들의 사회적 고립을 막고 심리적·정서적 안정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영케어러 디딤돌 프로젝트 ‘WE CARE’를 진행 중이며,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도 보건복지부,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함께 족돌봄청년 정책홍보 캠페인 ‘나의 장바구니’를 전개했다.
아모레퍼시픽도 영케어러를 위한 ‘봄봄봄’ 키트를 제작, 전달한 바 있으며, 하나금융그룹은 영케어러의 돌봄 부담을 줄이고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한 식사 지원 사업을 실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