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硏, “해외 금융업계도 도파민 뱅킹 주목”
재미와 경험을 중시하며 보상을 추구하는 Z세대를 겨냥한 ‘도파민뱅킹’이 부상하고 있다.
도파민뱅킹은 금융고객 경험(UX) 전문 디자인 회사인 UXDA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행복호르몬’이라 불리는 도파민적 요소를 금융상품·서비스에 접목해 고객의 뱅킹 앱 이용을 늘리는 전략을 가리킨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출시된 ‘게임 저금통’은 출시 5일 만에 24만 계좌를 돌파했다. 출시 후 1초에 2명꼴로 가입해 15시간여 만에 10만계좌를 달성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게임 저금통은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한 수시입출금통장으로, 해당 상품을 가입하면 토스뱅크에서 제공하는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첫 번째 게임인 ‘젤리찾기’는 한 달간 30개의 스테이지를 플레이하며 게임판의 블럭을 깨 젤리를 찾는 방식이다. 블럭을 깰 때마다 100원씩 저금하고, 블럭 뒤에 숨겨진 젤리를 찾으면 랜덤 보상금을 얻을 수 있다. 30개 스테이지를 모두 완료하면 보상금 출금이 가능하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은 게임을 결합한 서비스로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2018년 출시 이후 2009만 계좌가 판매됐는데 10~20세대 가입자가 20%를 차지한다.
매주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목표 달성 캘린더를 하나씩 완성해 나가는 방식으로, 26주 완납 시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5.5%의 금리를 제공한다.
케이뱅크는 6월 중 ONE 체크카드 침착맨 에디션을 준비 중이다. 앞서 지난해 3월 출시한 출석·임무 수행 보상형 서비스 ‘돈나무 키우기’를 통해 고객이 키운 돈나무는 지난 5월 기준 2000만 그루를 훌쩍 넘는다.
돈나무 키우기는 매일 앱에 출석하거나 임무를 수행해 돈나무를 키우는 과정에서 현금 보상을 받는 방식이다. 키우기를 완료하면 추가로 최대 10만원의 현금을 보상받는다. 지난달까지 누적 이용 고객수는 약 232만명으로, 고객 1인당 평균 8.6그루를 키웠다.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도파민뱅킹
도파민 뱅킹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모습이다. KB금융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금융에 즐거움을 더하는 도파민 뱅킹의 부상’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핀테크 기업 클레오(Cleo)는 Z세대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전략으로 출시 1년 6개월 만에 6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해당 기업이 제공하는 AI 기반 예산관리 서비스 ‘클레오’는 고객이 재무적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쉽고 유머러스한 설명으로 금융 조언을 제공하는 AI 챗봇 출시를 통해 도파민 모먼트를 생성했다.
또 고객 소비데이터에 기반한 개인화된 ‘절약 미션’과 금융 습관을 퀴즈로 재밌게 점검하는 ‘주간 게임’을 제공해 재미를 유발하면서도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특정 미션을 달성하면 칭찬을 하거나 캐시백을 지급해 성취감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2012년 설립된 미국 핀테크기업 차임(Chime)은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뱅킹 앱으로 꼽힌다. 2024년 기준 2300만여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차임 앱은 이용자의 관점에서 편리한 서비스를 지속 출시해 만족감을 높이고 적절한 보상 및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도파민 모먼트를 생성했다. 특히 ‘차임 딜(Chime Deal)’은 고객이 앱에서 방문을 희망하는 주유소, 식료품점, 식당 등 소매업체를 검색한 후 원하는 캐시백 딜을 선택하면 10영업일 내에 캐시백 금액을 입금해 준다.
다만 모든 도파민뱅킹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HCSBC는 핀테크 벤처 법인을 설립해 지난해 1월 해외송금 앱 ‘징(Zing)’을 출시했으나, 1년여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낮은 거래 수수료와 다중 통화 서비스를 강조했지만, 경쟁사 서비스 대비 차별화 요소가 부족하고 타깃 고객이 불분명해 기존 고객들의 혼란을 야기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브랜딩, 색감, 서체 디자인은 호평을 받았지만 개인화된 상호작용, 보상·인센티브 등이 부족해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금융사는 도파민 뱅킹을 통해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즐거움과 행복을 제공함으로써 금융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고객 경험의 질을 제고해 만족도와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며 “특히 거래 은행 변경률이 높고 애드블로킹(Ad Blocking) 성향이 강한 Z세대의 이탈을 막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도파민 뱅킹을 적용한다고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므로 금융사의 독창적인 핵심 가치를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