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줌인] 현대엘리베이터, '고배당 주주환원' 이유는?
[재계줌인] 현대엘리베이터, '고배당 주주환원' 이유는?
  • 정단비
  • 승인 2025.07.2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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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가 배당금을 대폭 늘려 눈길을 끌었다. 배당에 무려 당기순이익의 102%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939억원인데, 1986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023년에도 결산배당금도 주당 4000원(총액 1444억원)으로 전년대비 8배나 늘렸다. 심지어 올해는 정관까지 개정해 3·6·9월 이사회 결의에 따라 이익배당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이 같은 고배당 주주환원 정책을 시작한 배경에는 현대홀딩스컴퍼니가 2년 전 사모펀드 H&Q코리아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갚아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이자, H&Q코리아가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가지고 있는 현대홀딩스컴퍼니가 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현재 현대홀딩스컴퍼니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19.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쉰들러와 경영권 분쟁, 아직도 수습 중
백기사 H&Q코리아에게 갚아야 할 3100억원

2014년 쉰들러는 현정은 회장과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이 현대상선(현 HMM)을 지원할 목적으로 발행한 파생상품 때문에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하며, 10년의 걸친 분쟁을 이어왔다.

결국 2023년 대법원에서 현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에 지연 이자를 포함한 총 290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최종 판결이 나오면서 현 회장은 약 860억원 상당의 현대무벡스 주식과 함께 나머지 자금은 고금리 대출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고금리 대출을 해결하기 위해 H&Q코리아에서 돈을 빌리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Q코리아는 지난 2023년 11월 현대홀딩스컴퍼니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전환사채(CB) 2300억원, 교환사채(EB) 800억원를 인수하며 총 3100억원의 지원을 했다.

H&Q코리아가 가진 RCPS, CB는 현대홀딩스컴퍼니가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하면 다시 인수해올 수 있는 조건이 있다.

RCPS 콜옵션은 올해 11월부터 행사할 수 있다. 1차 콜옵션에서 주당 4만6287원에 H&Q코리아가 보장받는 수익률은 연복리 8.5%이고, 2차는 연복리 11.0%가 가산된다.

2차 콜옵션도 행사하지 못한다면, H&Q코리아가 보통주 전환이나 투자금 회수 중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H&Q코리아가 지분이 아닌 돈으로 받겠다고 하면 현대홀딩스컴퍼니는 연복리 12%가 적용된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이것도 부담이다.

CB에 대한 콜옵션은 연복리 11.0%로, 내년 11월부터 행사할 수 있다. 

가장 적은 돈을 내고 싶다면 빨리 갚는 것이 능사다. 

이에 현대엘리베이터는 최대한 배당을 늘려 현대홀딩스컴퍼니가 현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상황이다. 배당 이외에도 현대홀딩스컴퍼니가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관계 회사로부터 대여를 받는 등의 방안도 추측되고 있다.

매출 0원 현대홀딩스컴퍼니
현대엘리베이터 배당이 절대적

우선 현대홀딩스컴퍼니가 RCPS 1차 콜옵션 행사를 위해서는 2300억원의 원금에 연 8~11%의 이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대홀딩스컴퍼니의 지난해 매출은 0원이다. 

2023년 8월 SSC(Shared Service Center)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면서 수익원이 없어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 현대엘리베이터 배당 수익은 절대적이다.

현대홀딩스컴퍼니는 지난해 현대엘리베이터에서 배당 수익을 414억원을 받았다. 이 배당으로 현대홀딩스컴퍼니는 지난해 전환사채 113억원, 교환사채 16억원의 이자를 지급했다.

한편 현대엘리베이터는 자금 모으기에 나섰다. 최근 서울 종로구 연지동 사옥 매각을 하고 일회성 이익을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취득·소각 등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용산구 나진전자월드 상가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연지동 사옥은 현대그룹 계열사가 입주한 곳으로 그룹은 매각 후에도 재임대 방식으로 사옥을 사용한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는 볼트자산운용이 선정됐으며, 1분기 말 기준으로 토지 장부가액은 1325억원이다.

또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자본잉여금 3072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배당가능이익도 늘려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