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석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이 맡은 계열사마다 실적 부진과 위기를 겪으며 '거쳐가면 마이너스'라는 오명이 따라붙고 있다. 채동석 대표는 애경그룹 장신영 회장의 차남이다.
채동석 대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경영 활동에서 20여년째 지속적으로 경영 능력에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채 대표가 호기롭게 이끌었던 AK플라자는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다음으로 채 대표가 맡은 핵심 계열사 애경산업 역시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룹의 부채 정리를 위해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애경산업은 애경이 그나마 팔아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계열사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채동석 대표가 거쳐간 계열사가 부진하거나 매각 대상으로 전락했다"며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오너십"이라고 꼬집었다.
현재 애경그룹은 그룹의 사상 최대 위기를 맞으면서 지주사 AK홀딩스마저 흔들리고 있다.
AK홀딩스의 부채비율은 연결 기준 2020년 233.9%에서 2024년 328.7%로 급등했으며, 그룹의 미래산업이라고 꼽히는 제주항공은 코로나19의 여파에 이어 무안공항 사고까지 벌어지면서 경영난에 처했다.
재계에서는 제주항공 살리기에 애경그룹의 명운이 달렸다고 보고 있다.
AK플라자, 만성 적자와 부채 늪..그 시작은
애경그룹에 어두움이 드리운 건 AK플라자의 부진이 시작으로 볼 수 있다.
과거 채동석 대표가 이끌었던 AK플라자는 10년 전 만해도 수원, 분당 등 경기도 지역에서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는 백화점이었다. 하지만 주변에 경쟁 백화점이 들어서면서 경쟁력에서 밀려 현재는 백화점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특히 AK플라자 분당점은 경기남부지역 1등 백화점의 자리를 19년째 유지하기도 했지만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오픈한 후 그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그 배경에는 채 대표가 추진한 '명품 업는 백화점'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당시 채 대표는 2030 젊은 층을 겨냥한 특화 공간으로 지하 1층, 1층를 리뉴얼했다. 채 대표는 '애경백화점' 명칭을 'AK플라자'로 변경하는 등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백화점의 핵심 경쟁력을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명품 브랜드가 집적된 경쟁 백화점들과 달리 고객 유인력이 현저히 떨어진 것이다.
AK플라자는 2013년 한때 매출액이 5000억원까지 올라갔지만 지난해 매출은 2952억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채 대표가 애경산업으로 떠나고 남은 AK플라자는 2020년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당기순손실이 2020년 302억원, 2021년 291억원, 2022년 314억원 2023년 439억원, 2024년 573억원으로 계속 적자다.
AK플라자는 2024년 12월 애경산업이 500억원을 대여하고, AK홀딩스가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그룹 차원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요원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차입금이 2557억원에 달한다.
애경산업, '알짜 계열사'도 매각 신세
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불리던 애경산업은 매물로 나오는 신세가 됐다. 애경산업은 애경그룹의 모태와 같은 회사이기에 더 뼈아프다는 지적이다.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3.38%다.
채동석 대표는 AK플라자를 뒤로 하고 2017년부터 애경산업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애경산업의 경우 2019년까진 실적이 나쁘지 않았으나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이렇다 할 경영 전략을 보여주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태다.
애경산업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실적을 보면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보다 200억원 가량 줄었으나, 영업이익이 49% 가량 감소했다.
특히 화장품 올해 반기 매출 1287억원, 영업이익 8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반기 대비 각각 약 25%, 64.5%씩 감소했다.
화장품 매출 증가를 위해서는 중국 사업 정상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화장품업계에서는 이미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애경은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중국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경 측에서는 애경산업 매각가로 6000억원 수준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수 측에서는 5000억대로 입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순조로운 매각이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생활용품 명가로 불렸던 애경은 이제 그룹의 위기로 모태로 불리는 애경산업까지 매각하는 신세가 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책임 있는 경영 쇄신이 필요하다"라는 쓴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편, 최근 과거 프로포폴 투약 논란이 있었던 장 회장의 삼남인 채승석 애경중부컨트리클럽 대표이사도 AK홀딩스에 입성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룹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자 삼형제가 힘을 모으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장남 채형석 AK홀딩스 총괄부회장은 애경 총괄경영을 맡고 있으며, 삼남 채승석 대표는 '부회장' 직함을 달고 AK홀딩스 지속가능경영실장으로 재직한다.
<히스토리talk>
채동석 대표는 애경산업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벌어졌을 때도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채동석 대표는 2018년 3월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출범 이후 가습기살균제 대응을 위해 브로커 고용을 지시한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알려져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 받았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채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대응을 두고 “돈이 얼마나 들어도 좋으니 막아라”, 직접 주재한 회의에서 "오너 리스크는 최대한 그룹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 "힘들더라도 감방 가지 않게 1~2년만 잘해주면 그 이후에 좋을 것" 등 구체적인 지시 내용이 가습기살균제 재수사 재판에서 공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