뮷즈, Z세대 인기 브랜드로 자리잡아
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은 오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추가 입고된 까치호랑이 배지를 구매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이들이다. 오전 10시부터 판매된 이 상품은 20분 만에 품절됐다. 종일 소식을 모르고 뒤늦게 도착한 이들의 탄식이 박물관을 채웠다는 후문이다.
같은 날 온라인 상품관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후 3시부터 공식 온라인 기념품샵을 통해 까치호랑이 배지의 예약판매가 시작됐는데 예약 시작과 동시에 접속자가 몰리며 2시간 가량 “현재 접속 사용자가 많아 대기 중”이라는 안내 메시지가 지속됐다.
까치호랑이 배지는 한국 전통 민화 ‘작호도’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으로 개당 1만4900원이다. 지난달 공개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를 타고 영화에 등장한 호랑이가 국중박 굿즈와 닮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이를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국중박의 굿즈, ‘뮷즈’(뮤지엄+굿즈)가 화제의 중심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최근의 기폭제일뿐, 뮷즈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전국 국립박물관의 뮷즈 매출액은 2020년 37억6100만원에서 지난해 212억8400만원으로 4년 만에 6배 가까이 늘었다. 전년대비 증가율만 따져도 42%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1~6월) 국립중앙박물관 관람객 수는 270만8892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64.2% 증가했는데 이는 용산 이전 개관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다. 같은 기간 뮷즈 매출액은 34% 증가해 역대 최대치인 115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숍 일평균 방문자는 26만여명에 달한다.
Z세대는 왜 뮷즈에 열광할까?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 뮷즈 추천글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난 2022년 BTS RM이 SNS에 인증샷을 올려 화제를 모았던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고, 18도 이하의 액체를 따르면 선비들의 얼굴 색이 빨개지는 ‘취객 선비 변색 잔세트’도 히트작 중 하나다. 이 작품은 금홍도의 그림 ‘평안감사향연도’에 나오는 술 취한 선비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것이다.
이외에도 인센스를 켜면 부뚜막에서 연기가 나오는 ‘부뚜막 인센스 세트’, 시골 할머니 집 밥상을 떠올리게 하는 ‘자개소반 무선충전기’, 국보 제287호를 그대로 축소시킨 ‘백제금동대향로’ 등 다양한 뮷즈가 입소문을 타고 더욱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전국 국립박물관의 뮷즈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직접 기획·제작해 공급한다. 자체 기획 상품뿐 아니라 해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외부 업체의 상품도 선보인다. 이 과정을 통해 재밌고 참신한 아이디어의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마그넷, 엽서, 스티커 등 일반적인 기념품 종류도 물론 많지만 조명, 키보드, 펜, 책갈피, 소스볼 등 일상생활에서 쓸 수 있는 생활용품이 다양하다는 점도 뮷즈의 인기를 더했다. 각 유물의 개성이 녹아 있어 예쁘면서도 실용적인 데다 의미까지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