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를 맞아 홈카페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간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캡슐커피 시장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캡슐커피 시장이 4000억원대 규모로 추산된다.
이에 믹스커피 '맥심'으로 알려진 동서식품도 프리미엄 인스턴트커피 브랜드인 '카누'를 앞세워 2023년 캡슐커피 시장에 뛰어들었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캡슐커피 브랜드 ‘카누 바리스타’와 함께 캡슐커피 머신까지 함께 선보인 것이다. 현재 동서식품은 '카누 바리스타 어반', '카누 바리스타 브리즈', '카누 바리스타 페블' 3가지 머신을 보유하고 있다.
단순히 캡슐커피를 넘어서 머신까지 만든 점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가전을 취급하지 않는 식품회사에서 왜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것일까.
"가장 한국적인 커피를 만들고 싶었다"
동서식품 관계자에게 들은 예상치 못한 답변이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커피 소비량이 높은 나라로 불린다. 그 중에서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대한 선호도는 다른 나라와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문화이기도 하다.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어야 한다는 '얼죽아'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동서식품에서 캡슐 머신까지 개발하게 된 배경에는 한국인의 커피 음용 방식에 있다.
통상적으로 캡슐커피는 다수가 이용하고 있는 네스프레소 머신 호환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 크기의 경우 에스프레소 추출량이 적어, 시원하고 넉넉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만들기 위해선 캡슐을 두 개 이상 사용해야 한다.
이에 동서식품에서는 소비자의 효율적인 캡슐 사용을 위해 기존 에스프레소 캡슐 대비 1.7배 많은 9.5g의 원두를 캡슐에 담기로 했다. 캡슐 크기가 달라지니 호환이 되는 머신도 따로 필요해진 것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맛의 디테일'
맛에 대한 엄격하기로 유명한 한국인들의 기준에 맞춰 맛의 디테일도 살렸다. 홈카페 시장의 성숙과 함께 커피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편리함’은 기본, 이제는 ‘맛’과 ‘디테일’이 경쟁력이다.
카누 바리스타 머신에는 특허 기술 ‘트라이앵글 탬핑’(Triangle Tamping)을 적용시켜 일정하고 균일한 추출을 통해 커피의 향미와 퀄리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또한 ‘골든 에센스’로 불리는 18~22%의 수율로 추출해 밸런스를 맞추는 것도 신경썼다.
특히 에스프레소와 물이 각각 별도의 노즐에서 추출되는 ‘듀얼 노즐 바이패스’ 기능이 주요하다. 하나의 노즐에서 에스프레소와 물이 나오는 방식은 깔끔한 맛을 즐기기엔 부족하기 때문이다.
캡슐커피 머신에 맞춘 '카누 바리스타' 캡슐커피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동서식품의 오랜 커피 제조 기술력을 ‘카누 바리스타’는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풍부한 맛의 카페 퀄리티 아메리카노를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3년 11월에는 각 대륙별 주요 커피산지의 지역 한정 원두를 최적의 방법으로 로스팅한 카누 바리스타 싱글 오리진 캡슐 3종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콜롬비아 톨리마’, ‘인도네시아 수마트라’를 출시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신제품 ‘카누 이터널 마운틴’과 ‘카누 세레니티 문 디카페인’도 선보였다.
카누 이터널 마운틴은 다크 로스팅 원두를 블렌딩해 풍부하고 진한 초콜릿 풍미가 돋보이며, 카누 세레니티 문 디카페인은 에티오피아와 콜롬비아 원두를 블렌딩해 청사과의 산뜻하면서도 부드러운 산미를 느낄 수 있다.
한편 동서식품의 행보는 단순히 캡슐커피 시장 점유율 확보를 넘어서, ‘한국형 캡슐커피 생태계’를 만들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
자체 머신까지 갖추게 되면 브랜드 락인(lock-in) 전략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홈카페하면 '카누'라는 정체성을 가져올 수도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