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먹는 커피맛’을 찾고 싶은 1인가구의 홈카페 변천사 
‘사먹는 커피맛’을 찾고 싶은 1인가구의 홈카페 변천사 
  • 김다솜
  • 승인 2026.01.0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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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카페에서도 사먹는 커피맛을 구현할 수 있을까?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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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커피를 즐겨 마신다. 한창 일이 바쁜 회사에서 일할 때 아메리카노를 연거푸 마시며 카페인으로 버텨내던 게 습관이 돼, 지금은 그리 고달프지 않은 삶(?)을 사는데도 시시때때로 커피를 찾곤 한다. 매일 아침을 커피로 시작하는 건 물론이고, 입이 심심하거나 배가 출출할 때에도 다른 군것질거리보다 커피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문제는 비용이다. 시중에 다양한 저가커피 브랜드가 있고, 편의점에서조차 1000원대의 저렴한 커피를 사먹을 수 있지만 이게 매일 되면 돈이 좀 아까운데? 하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특히 필자의 경우 코로나 시기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배달로 커피를 시키는 일이 잦아졌는데 최소 주문금액을 채우느라 커피 한 잔을 먹기 위해 1만원 이상 쓰는 일이 잦아졌다. 

그 해답으로 찾은 것이 바로 홈카페다. 집에서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면 비용도, 시간도, 외출해야 하는 수고로움까지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녹록치만은 않았다. 홈카페를 고민 중인 커피 애호가 1인가구들을 위해 그동안의 홈카페 변천사를 되짚어보려 한다. 

 

STEP. 0 인스턴트 커피 

집에서 마시는 커피를 떠올렸을 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인스턴트 커피다. 과거에야 인스턴트 커피 맛이 그리 좋지 못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엔 꽤나 맛있어졌다. 

필자 또한 아무런 머신을 들이지 않았을 때, 한 번씩 커피가 생각나면 먹을 생각으로 인스턴트 커피를 사다둔 바 있는데 이를 홈카페의 시작이라고 부르긴 어려워 0단계라 표시했다. 인스턴트 커피 맛이 아무리 좋아졌어도 필자가 찾는 ‘사먹는 커피’의 맛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다고 생각해서다. 

 

STEP. 1 캡슐커피 머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필자 역시 본격적인 홈카페의 시작은 캡슐커피 머신으로 끊었다. 2018년에 구매해 약 5년 간 사용했다. 처음 구매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재택근무를 하지 않을 때여서 쉬는 날 한 번씩 커피를 내려마시는 용도로는 매우 만족했더랬다. 

커피머신을 찍어둔 사진이 없어 구매내역으로 대체한다
커피머신을 찍어둔 사진이 없어 구매내역으로 대체한다

지금은 더 그렇지만, 당시에도 다양한 맛의 캡슐이 있어 내 입맛에 맞는 캡슐을 찾는 과정도 재밌었고 맛도 대체적으로 좋았다. 사용방법도 직관적이고 관리도 편하다. 별도의 청소캡슐을 사서 주기적으로 청소해주면 끝이다. (제때 청소해주지 않으면 텁텁한 맛이 나기 때문에 관리는 필수다.)

그런데 재택근무를 하고 난 이후부터 캡슐커피만으로는 뭔가 채워지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들게 됐다. 매일, 자주 마시다 보니 새로운 캡슐을 구매해봐도 그 맛이 그 맛처럼 느껴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창 새로운 호환 캡슐이 나오던 시기, 맛없는 캡슐에 몇 번 데이고 나서는 더욱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STEP. 2 모카포트 

지금까지 시도했던 모든 홈카페 수단 중 커피 맛의 만족도는 최고였던 게 바로 모카포트다. 2021년에 모카포트 사용기를 쓴 적이 있는데 취향에 맞는 아메리카노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추출하는 방법은 간단하지만 그때그때 설거지가 필요하다는 점이나 때마다 분쇄 원두를 구매해서 빠르게 소진해야 한다는 점은 다소 번거로웠다. 

물론 그 모든 귀찮음을 상쇄할 수 있을 맛이었기에 꽤나 오래 사용했지만, 어느 날 며칠 집을 비운 사이 잔뜩 사다놓은 원두가루가 상해있는 걸 본 후 모든 의욕이 꺾여 모카포트는 중고로 내놨다. 직접 그때그때 원두를 갈아서 커피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부지런한 이들이 아니라면 모카포트를 주 홈카페 기구로 쓰는 건 추천하고 싶지 않다. 

 

STEP. 2.5 소형 에스프레소 머신 

모카포트에 한창 재미를 붙이고 있던 시기, 친한 친구가 생일선물이라며 소형 에스프레소 머신을 선물로 보낸 적이 있어 잠깐 써봤다. 결과는 금세 중고거래 엔딩이었다. (물론 선물을 보낸 친구에게는 양해를 구했다.) 

일단 아무리 소형 머신이라 해도 부피가 커 생각보다 많은 자리를 필요로 했고, 주변에 커피가 튀는 걸 닦아내는 것도 고역이었다. 전용 컵, 포터 필터, 템퍼 등 각종 구성품들을 매번 하나하나 닦아내는 것도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었는데 특히 가장 중요한 건 맛이 그닥이었다는 거다. 

물론 사용법에 익숙치 않은 탓이 컸겠지만, 이미 모카포트를 통해 간편한데 맛있는 커피를 즐기고 있던 필자로서는 ‘이 기계를 굳이 쓸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어 방출을 선택했다. 

 

STEP. 3 파드커피 머신 

모카포트를 내놓은 이후에는 또 한참 커피를 사 먹었다. 그 즈음 집 주변에 괜찮은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점포가 들어오기도 했고, 가까운 편의점에서 파는 커피도 맛있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나 커피를 사먹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다시 홈카페에 대한 욕구가 들었고, 그쯤 파드커피라는 것을 알게 됐다. 캡슐커피처럼 버튼만 누르면 커피가 추출되는데, 머신에 넣는 것이 캡슐이 아닌 ‘파드(Pod)’라는 점이 차이점이다. 캡슐커피 캡슐은 플라스틱 재질의 캡슐 안에 분쇄 원두를 뒀다면 파드는 기름종이 안에 분쇄 원두를 포장한 것이다. 

파드는 이렇게 생겼다
파드는 이렇게 생겼다

다시 캡슐커피를 사자니 왠지 새로운 것을 경험해보고 싶고, 그렇다고 전문적인 장비로 가자니 나의 부지런함을 믿을 수 없는 필자에게 그야말로 딱인 제품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머신을 산 지 1년여가 지난 지금 필자는 드립백 커피를 애용 중이다. 일단 파드커피의 가장 큰 단점은 대중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파드 종류가 너무 적어 입에 맞는 제품을 찾는 게 힘들다. 

일하지 않은지 n개월이 넘은 파드커피 머신
일하지 않은지 n개월이 넘은 파드커피 머신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건 장점이지만, 비닐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 파드 구조상 밀폐를 위해 대부분 개별 비닐포장이 돼 있기 때문이다. 환경 보호면에서 낫다는 장점이 희석되는 부분이다. 또 필자는 커피의 크레마를 즐기는데 파드커피는 유분이 제거된 상태로 추출되기 때문에 이 점도 아쉬웠다. 

 

STEP. 4 드립백 커피 

돌고 돌아 필자가 현재 정착한 곳은 ‘드립백’이다. 머신도, 별도의 도구도 필요 없다. 뜨거운 물과 컵만 있으면 된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다양성과 신선함이다. 유명 로스터리 카페에서 갓 볶은 원두로 만든 드립백을 낱개로 구입할 수 있어 매일 기분에 따라 골라 마시는 재미가 쏠쏠하다. 

 

결국 최고의 홈카페는 ‘내 귀찮음’을 이기는 곳에 있다. 지난 몇 년간의 홈카페 변천사를 통해 깨달은 점은 하나다. 홈카페의 성패는 커피의 맛이나 장비의 가격이 아니라 나의 부지런함 수준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있느냐에 달렸다는 것이다. 

아무리 맛있는 커피를 내려주는 머신이라도 세척이 번거롭고 공간을 많이 차지하면 좁은 1인가구의 집에서는 애물단지가 되기 십상이다. 만약 홈카페 입문을 고민하는 1인가구라면 덜컥 비싼 머신부터 들이기보다 드립백이나 소분된 원두부터 시작해 나만의 ‘커피 루틴’을 먼저 점검해보길 권한다. 

또 필자와 같은 이유에선지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 머신이 매물로 많이 나와 있으므로, 처음부터 비싼 새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먼저 살펴보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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