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활동을 하다 수십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를 당한 노동자들. 이를 계기로 등장한 '노란봉투법'이 정치권과 경제계의 격렬한 논쟁 중심에 섰다. 찬성 측은 "노동 기본권 보호"를, 반대 측은 "불법 파업 면죄부"를 주장한다.
기업들은 "경영 리스크 커진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과연 노란봉투법이란 무엇이며, 왜 논란이 뜨거운 걸까?
‘노란봉투법’은 노조 파업으로 발생한 기업의 손해에 대해 개별 노동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정식 명칭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이며, 2023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윤석렬 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정권 교체 이후 강행되고 있다. 국회는 8월 1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해당 개정안을 의결했으며, 8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법안 처리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노란봉투’라는 이름은 2014년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에게 수십억 원 손해배상이 청구되자, 시민들이 노란 봉투에 후원금을 넣어 보낸 것에서 유래했다.
노란봉투법 찬성 vs 반대
노란봉투법 찬성 측의 주장은 "과도한 손배소는 노조 탄압 수단"이라는 것이다.
현재는 불법 파업으로 판단될 경우, 기업이 손해를 입었다며 개별 조합원에게 수억~수십억 원 규모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이 생계 걱정에 파업을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노동자 개인에게 청구되는 손해배상은 사실상 노조 활동을 봉쇄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ILO(국제노동기구)도 “노조 활동으로 인한 손배소는 최소화돼야 한다”고 권고해왔다.
반면 경제계와 보수 정당을 중심으로는 '노란봉투 반대'가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행법상 합법 파업은 손배청구 대상이 아니다. 기업이 소송을 제기하는 건 대부분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불법 파업에 한정된 경우라는 것이다. 이를 ‘무조건 금지’하면 불법 행위에도 책임을 묻지 못하는 셈이라는 주장이다.
경제계 입장에서는 노조가 생산설비를 점거하거나 주요 설비를 마비시켜도 손해를 청구하지 못한다면, 기업으로서는 막대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파업을 악용한 노조의 협상력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불어 노조가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면, 무리한 파업이 잦아지고 산업현장의 불안정성만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일부 중소기업들에서도 “한 번 파업이 터지면 기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노란봉투법에 반대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파업 피해에 대비한 보험 가입, 비용 적립 등으로 기업 부담이 급증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건설업계는 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장 점거, 공사 방해, 장비 사용 중단 등으로 인한 손해가 막대한데도 손배청구가 제한되면 공사 지연과 비용 폭증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해외 투자자와 발주처 신뢰에도 심각한 타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는 “노조와의 분쟁을 우려해 공사 수주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도 찬반 주장이 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등은 ‘노란봉투법’을 노동 존중 사회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비정규직·하청노동자들의 권익 보호에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민단체 ‘노란봉투 캠페인’은 법 통과를 위한 온라인 서명운동 등을 벌이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 “경제 교란 우려”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8월 5일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상장회사협의회·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등 경제5단체와 '반기업법 문제점과 향후 대응 긴급 간담회'를 열고 여론전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입법을 지연시킬 것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