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퇴직금의 종말? 퇴직연금 의무화, 뭐가 달라질까 
[뉴스줌인] 퇴직금의 종말? 퇴직연금 의무화, 뭐가 달라질까 
  • 김다솜
  • 승인 2025.09.02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퇴직연금 의무화 검토
퇴직금-퇴직연금 차이는?
의무화 되기 전 점검해야 할 것들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정부가 퇴직연금 제도를 모든 사업장에 의무화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는 퇴직금과 퇴직연금 제도가 함께 운용되고 있는데 퇴직연금을 의무화해 퇴직금의 종말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퇴직금과 퇴직연금의 차이를 명확히 알 필요가 있다. 

퇴직금 제도는 근로자가 1년 이상 회사에서 일할 경우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 시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1961년 법정 제도로 자리 잡아 퇴직 후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하는 사실상 실업급여 역할을 한 것이다. 

회사는 근로자의 근속연수와 평균임금을 계산해 내부 자금에서 퇴직금을 지급한다. 가령 연봉 3600만원의 직장인이 1년간 근무하고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 퇴직금으로 한달치 월급인 3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반해 퇴직연금 제도는 회사가 근로자의 퇴직급여를 은행이나 증권사 등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하는 방식이다. 납부는 회사가, 운용은 금융기관이 맡아 회사가 망해도 근로자는 안전하게 퇴직연금 지급을 보장받는다. 퇴사 시 일시금으로 받을 수도, 일정 기간 나눠 연금처럼 수령할 수도 있다. 

그동안은 퇴직금과 퇴직연금이 병행돼 왔다. 그러나 퇴직금 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고 퇴직자들의 노후 생활 안정화 등을 위해 정부는 퇴직연금 의무화 제도 시행을 고민 중이다. 

퇴직금의 가장 큰 문제는 회사가 경영악화나 부도가 나는 경우 근로자가 퇴직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임금체불액의 40%는 퇴직금이다. 

또 퇴직금이라는 목돈을 손에 쥔 후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모두 소진하는 경우 노후 생계가 막막해질 수 있다. 퇴직금을 자녀 등 가족의 사업자금으로 보태줬다가 돌려받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벌어진다. 이렇게 되면 퇴직자의 노후 안전판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퇴직연금 의무화, 뭐가 어떻게 달라질까? 

퇴직연금 의무화의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된 바 없지만 그동안 논의돼 온 내용들을 종합하면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먼저 모든 사업장에 순차적으로 퇴직연금 도입이 의무화된다. 정부는 300인 이상 대기업을 시작으로 100~299인, 30~99인, 5~29인, 5인 미만 사업장까지 5단계 로드맵을 검토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부담을 고려해 제도 도입 속도를 조절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더 많은 근로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현재는 주 15시간 이상, 근속 1년 이상인 근로자만 퇴직금을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근속기간 요건을 3개월 이상으로 완화한다. 또 플랫폼 종사자나 배달라이더 등 특수고용직까지 퇴직연금 적용 범위 안으로 편입시켜 모든 근로자가 퇴직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 나온다. 

퇴직연금의 안정적 운용을 위한 공적 관리 기구 설립도 논의되고 있다. 퇴직연금 수입은 이미 47조원을 넘어섰고 2050년 전후로 누적 적립금이 국민연금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과 같이 개별 금융사에만 의존해 관리하면 수익률 관리가 쉽지 않아 공적 기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퇴직연금 의무화는 실제 추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리 변화에 대비하고 싶은 직장인이라면 퇴직연금 수령을 위한 개인형 IRP 계좌를 미리 만들어두는 게 좋다. IRP는 연금 수령을 위한 전용 계좌로, 개인적으로 추가 납부하는 경우 연간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적용되므로 미리 개설해 절세 효과를 챙겨두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만약 몇 년 후 받을 퇴직금을 어떻게 쓰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던 이들이라면 계획을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으로 받는 경우도 연금계좌를 해지해 목돈으로 수령할 수 있지만, 그동안 받은 세제 혜택을 모두 반납하고 기타소득세를 내야 하는 불이익이 따른다. 

따라서 내 집 마련, 전세보증금 등 목돈이 필요한 일을 미리 준비하고자 한다면 퇴직금보다는 별도의 금융상품을 만들어 목돈을 마련하는 게 좋다. 

현재 회사에서 퇴직연금 제도를 운용 중이라면 내가 어떤 유형의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는지도 확인해 봐야 한다. DB형은 회사가 책임지는 안정적 방식이지만 DC형과 IRP는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방치하면 할수록 수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DC형, IRP 가입자라면 나의 수익률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펀드·ETF·예금 등으로 분산 투자해 장기적으로 자산을 불려나가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