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주택 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2030년까지 매년 27만호, 총 135만호 규모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대규모 계획을 9월 7일 발표했다. 이는 최근 3년 평균 공급량(연 15.8만호)보다 11만호 이상 늘어난 규모로, 정부 차원에서는 이례적인 대규모 주택 공급 정책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선호 입지에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대폭 늘리고, 위축된 주택공급 여건을 개선해 주택시장 안정과 국민 주거안정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 심각
정부가 이런 강력한 대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6·27 대책 발표 이후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지만 여전히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급 부족이다. 지방은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지만 수도권은 99.2%, 서울은 107.7%로 2019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최근 3년간 주택 공급 실적을 보면 서울·수도권 공급이 크게 줄었다. 서울의 경우 2022~2024년 연평균 착공량이 3.9만호로 10년 평균(6.8만호)의 57.7% 수준에 그쳤다. 수도권 전체로는 연평균 15.8만호로 10년 평균(25.8만호)의 60.9%에 불과했다.
정부 관계자는 "전세사기 확산과 아파트 수요 쏠림 여파로 수도권 비아파트 착공이 급감했고, LH 철근누락 사태와 고가매입 논란 등으로 공공부문 착공도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공공택지 개발방식 전환이 핵심
이번 대책의 가장 중요한 변화는 공공택지 개발방식의 근본적 전환이다. 기존에는 LH가 택지를 조성한 후 민간에 매각해 민간이 주택을 건설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LH가 조성한 공공택지에서는 민간 매각 없이 LH가 직접 주택건설을 담당한다.
정부는 이 같은 변화 이유로 "민간이 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시점을 조절함으로써 수급 불안정이 커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6만호를 추가 확보한다. 세부적으로는 LH 직접시행 전환분 5.3만호와 토지이용 효율화를 통한 추가 확보분 0.7만호로 구성된다.
확보 물량은 공공주택으로 공급하되, 역세권 등 선호 입지에는 고품질 공공임대주택을 늘린다. 직접시행 전환 물량은 민간이 설계·시공을 담당하는 도급형 민간참여사업으로 진행해 설계·구조·브랜드 차별화를 도모한다.
또한 LH 소유 비주택 용지(상업·공공용지 등)를 주택용지로 전환하는 '공공택지 재구조화' 제도를 새로 도입한다. 수도권 공공개발지구 내 LH 소유 비주택 용지는 1,950만㎡에 달한다. 장기 미사용·과다 계획 토지의 용도전환으로 2030년까지 1.5만호를 우선 확보할 방침이다.
■ 도심 속 낡은 시설 대대적 재개발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노후화된 주택과 시설, 유휴부지를 재정비해 양질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1. 영구임대 재건축으로 2.3만호
서울 주요 입지에 있는 준공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 영구임대 등 공공임대주택을 재건축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2.3만호를 착공한다.
강남, 강서, 노원 등지의 노후 공공임대를 중산층도 입주 가능한 양질의 공공임대·분양 혼합 단지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영구임대 아파트를 종상향(2·3종 일반→3종·준주거 등)을 통해 추가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확보해 고밀로 재건축한다.
기존 물량은 통합공공임대로 재공급하고, 추가 공급물량은 분양·통합공임·장기전세 등으로 선택 운영한다. 재건축 이후 공급되는 통합공공임대는 주거 면적을 확대(평균 17.6평 → 20.5평)하고 입주대상도 완화할 예정이다.
2. 공공청사 복합개발로 2.8만호
도심 우수입지 주택공급을 위해 노후 공공청사와 국유지를 재정비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2.8만호를 착공한다.
준공 30년을 넘긴 공공청사 및 유휴 국·공유지는 범부처 신설심의기구가 복합개발 필요성을 검토하도록 의무화한다. 5개년 '복합개발 종합계획'을 수립해 주체·연차별 계획 수립과 체계적 집행관리를 진행한다.
사업 신속추진을 위해 청사부지의 용적률을 상향하고, LH·캠코 등을 통해 주도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국토부가 직접 건설사업승인을 한다. 예비타당성조사, 지방재정투자심사 등 행정절차를 면제하거나 간소화하고, 청사 철거·건축비, 생활 SOC 및 공공임대 건축비, 임시청사 임차비 등을 재정 지원한다.
3. 학교용지 활용해 3천호
도심 내 학교, 미사용 학교용지, 폐교부지 등을 활용해 공공주택과 교육시설, 생활SOC 등을 복합개발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3천호를 착공한다.
'학교용지 복합개발 특별법' 제정을 통해 이해관계자 참여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지속적 후보지 발굴 및 체계적 추진기반을 마련한다. 매년 미사용 학교용지 현황을 검토해 부지조성 후 장기간 학교 설립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부지는 원칙적으로 학교용도를 해제한다.
■ 재개발·재건축 속도 대폭 높인다
1. 공공 도심복합사업 시즌2
공공 도심복합사업 제도를 개선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5만호를 착공한다. 수도권 등 지자체 제안·공모를 통해 신규 후보지를 발굴하고, 지자체·지방공사 참여를 통해 사업을 활성화한다.
용적률 1.4배 완화 규정을 기존 역세권에서 역세권 및 저층주거지 유형으로 확대한다(3년 한시 도입). 사업계획승인 시 특별건축구역 지정 의제, 건축물 높이제한 완화 특례 추가, 비주거 의무비율 완화 등을 추진한다.
2. 1기 신도시 정비사업 개선
1기 신도시 선도지구는 당초 공모방식으로 선정했지만, 향후 추진될 사업은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원하기 위해 주민 직접 제안 방식으로 정비사업지를 선정한다.
주민대표단이 정비계획(안)을 주민 과반 동의를 받아 지자체장에 제안하면, 지자체 검토 후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지자체별로 수립한 기본계획상 연차별 정비 예정물량을 초과해 정비 구역지정을 제안하는 경우에도 접수·수용을 허용한다.
3. 절차 간소화로 최대 3년 단축
정비사업 전체 절차를 개편해 사업기간을 최대 3년까지 단축한다. 기본계획·정비계획 수립 절차를 동시 진행하고, 주민공람·지방의회 의견청취 등 절차를 병행해 허용한다.
조합설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개선하고, 재건축사업 시 상가 등의 토지 분할 특례 청구주체 및 조합설립 동의로 간주할 수 있는 특례 범위를 확대한다.
■ 민간 건설업체 자금난 해결
부동산 PF 경색에 따른 주택공급 위축 해소를 위해 공적보증 공급을 확대한다.
1. HUG 보증 연 100조원으로 확대
HUG의 건설사업 관련 보증 공급 규모를 연 86조원 규모(2022~2024년 연평균)에서 향후 5년간 연 100조원 규모로 확대한다. PF대출 보증 한도를 총사업비의 50%에서 70%로 상향하고, 시공사 도급순위 기준 폐지 등 보증요건 완화조치를 1년 연장한다.
분양 저조, 공사비 인상 등으로 분양대금을 통한 공사비 조달이 어려울 경우 PF대출보증을 통해 공사비를 추가 지원한다. PF대출 보증을 활용한 브릿지론 이자 상환 지원 범위도 현행 2년에서 5년으로 대폭 확대한다.
2. 임대전환 종합금융보증 신설
미분양 우려로 착공을 지연 중인 분양사업장이 임대사업장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맞춤형 PF대출 보증 및 기금대출을 지원한다.
공정률 30%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총사업비의 최대 50%까지 대출받을 수 있도록 '임대전환형 PF보증'을 신설한다. 사업자 요청 시 PF대출 보증과 함께 기금 건설자금 대출(호당 최대 1.2억원)을 일괄 심사해 자금조달을 신속화한다.
3. 민간 소유 공공택지 지원
2기,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민간 사업자에 기 매각된 주택 용지 총 2.3만호(최대 17.8조원 규모)의 조기 착공·분양을 유도하기 위해 미분양 매입확약 및 금융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2026년까지 착공하는 경우 미분양 매입 확약을 제공해 분양 리스크를 해소한다. 매입가격은 미분양률에 따라 평균 분양가에 85~89%까지 차등 적용하며, 상반기 조기 착공이나 세대 규모(500세대 이상)에 1%p씩 가산한다.
■ 투기 수요 차단 위해 대출 규제
주택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해 대출 관리도 강화한다.
규제지역(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내 가계대출 주택담보대출 LTV 상한을 기존 50%에서 40%로 강화한다. 주택매매·임대사업자의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은 원칙적으로 금지(LTV=0)한다.
보증 3사별로 상이하게 운영 중인 1주택자 전세대출한도도 수도권·규제지역 2억원으로 일원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