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도입된 면적 기준, 변화된 가구 형태 담기엔 불균형 심각
영국·일본 등 주요국, 가구원 수·침실 개수 연동한 구체적 면적 기준 운용
1인가구가 국내 전체 가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보편적 거주 형태로 자리 잡았으나 이들을 지원하는 법적 주거 기준은 1970년대의 낡은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주택의 양적 공급에 치중한 탓에 1인가구에겐 비효율적인 공간을, 다인가구에겐 과밀한 환경을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건축공간연구원이 발간한 ‘가족 친화적 관점에서 본 주택 규모 기준의 적정성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주거 기준은 가구 규모별 필요 면적의 격차를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73년에 도입된 전용면적 85㎡ 이하의 국민주택규모 기준은 반세기 넘게 주택 정책의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4인가구를 표준으로 상정했던 시대의 산물로, 인구 구조가 파편화된 현대에는 맞지 않다는 분석이다.
통계청 자료 분석 결과 1인가구의 1인당 주거면적은 평균 42.8㎡로, 4인가구의 1인당 면적인 19.2㎡에 비해 2배 이상 넓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85㎡라는 획일적인 상한선이 1인가구에게는 오히려 실제 생활 수준보다 넓게 설정돼 있어 주거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1인가구에게 적용되는 최저주거면적 14㎡는 현대적인 가사 활동과 휴식을 담아내기에는 지나치게 협소해 정책 기준 간의 극심한 괴리가 관찰된다.
선진국 사례로 본 공간 관리의 국제 표준
해외 주요국은 단순히 전체 면적의 상한선을 두기보다 거주 인원과 침실의 수, 가구 구성원의 연령 등을 고려한 주거 기준을 운용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국가 기술 주거 표준(Nationally Described Space Standard)’을 통해 거주 인원과 침실 개수에 따른 최소 의무 면적을 세분화해 규정하고 있다. 1인가구라 할지라도 단순히 면적만 보는 게 아니라 수납공간과 가구 배치 가능 여부까지 따지는 방식이다.
일본 역시 최저주거기준 외에 쾌적한 생활을 위한 ‘유도주거면적’을 별도로 설정하고 있다. 도심지 거주 1인가구에게는 40㎡, 일반 지역은 55㎡를 적정 수준으로 유도하며 주거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이같은 사례들은 거주자의 삶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가 구체적인 면적 가이드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우리나라도 주택 정책의 초점을 ‘최소 생존’에서 ‘거주 적정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든 가구에 일률적으로 85㎡ 상한을 적용하는 대신, 가구원 수에 따른 적정 면적과 필수 공간 구성을 단계별로 지표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1인가구에 대해서는 과도한 면적 기준에 따른 비용부담을 줄이되, 14㎡라는 협소한 최저 기준에서 벗어나 가사와 휴식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적정 주거 면적’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주택 금융과 세제 지원 역시 이같은 가구별 특성을 반영해 보다 유연하게 설계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가구 형태가 각자의 생활 방식에 맞는 주거 환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책과제로 제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