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지위 불분명한 ‘무늬만 프리랜서’ 多
정부, 사업장 가입 전환 추진…보험료 분담 과제로
배달 라이더, 택배기사 등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자 상당수가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사회보장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 등 주요 노후 보장 장치에 모두 가입하지 않은 비율이 40% 육박하며 제도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들을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로 전환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보험료 분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 토론회에서 남재욱 한국교원대 교수는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연소득은 62%가 3000만원 미만이었고 이중 70%는 해당 노동을 주업으로 삼고 있었다.
국민연금 가입·납부율은 52.9%에 불과했고 퇴직연금 가입률은 19.3%, 개입연금 가입률은 21.4% 등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특히 세 가지 연금 어디에도 가입하지 않은 비율은 39.7%에 달했다.
이를 국민 일반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20~50대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노후준비 정도는 21.1~41.6%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국민일반은 59.8~85.2%로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인다. 이에 임금노동자 중심으로 설계된 제도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지적이 제기된다.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응답자의 71.9%는 “노후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주요 이유로는 경제적 여력 부족(48.5%)을 꼽았다.
법적 지위 모호..”무늬만 프리랜서”
정부, 사업장 가입자 전환 추진…재정부담 과제로
전문가들은 문제의 핵심은 법적 지위라고 설명한다.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는 계약상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과 4대 보험의 보호망 밖에 놓여있다. 임금노동자와 다르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연장근로수당이나 퇴직금, 실업급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노동권 사각지대 및 불평등이 일어나는 원인이 여기서 기인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계에서는 ‘근로자 추정제 도입’을 대안으로 주장하고 있다.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플랫폼·특고 종사자를 근로자로 우선 추정하고 기업이 근로자가 아님을 입증하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처럼 노동자가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하는 불리한 구조를 바꾸자는 취지다.
정부도 제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와 보건복지부는 특고·플랫폼 노동자를 국민연금 사업장 가입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이들은 지역가입자로 분류돼 보험료 전액을 스스로 부담하지만 사업장 가입자로 전환시 노동자와 사용자(기업)가 절반씩 부담하게 된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실태조사와 이해관계자 협의를 거쳐 2027년 하반기 입법화를 목표로 한다. 입법화 이전에는 지역가입자 보험료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다만 경영계의 반발은 불가피하다. 특히 중소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가 사용자로 분류될 경우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정기획위 내부에서도 국고 지원 규모를 두고 격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