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독점 깨뜨릴 무기는 소프트웨어"...AI 유니콘들이 말하는 진짜 경쟁력
"엔비디아 독점 깨뜨릴 무기는 소프트웨어"...AI 유니콘들이 말하는 진짜 경쟁력
  • 윤지현
  • 승인 2025.09.22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AI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는 법은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있었다.

9월 19일 최종현학술원과 한국고등교육재단이 개최한 'AI 스타트업 토크'에서 국내 대표 AI 유니콘 퓨리오사AI부터 B2B 소프트웨어 전문가들까지 한 자리에 모여 현실적인 생존 전략을 공개했다. 이들의 공통된 메시지는 명확했다.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하다. 비용 구조를 혁신하는 소프트웨어가 진짜 경쟁력이다"

9월 19일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 공동 주최 ‘AI 스타트업 토크’ 강연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경훈 글로벌브레인 한국대표, 김한준 퓨리오사AI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조강원 모레 대표(CEO), 이주형 마크비전 AI 총괄.
9월 19일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 빌딩에서 열린 최종현학술원·한국고등교육재단 공동 주최 ‘AI 스타트업 토크’ 강연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경훈 글로벌브레인 한국대표, 김한준 퓨리오사AI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조강원 모레 대표(CEO), 이주형 마크비전 AI 총괄.

딥시크 충격이 증명한 것: 모델보다 '실행 소프트웨어'

조강원 모레 CEO는 "딥시크가 공개한 것은 모델이었지만, 정말 중요한 건 공개하지 않았다. 바로 학습과 추론을 빠르고 저렴하게 구현한 소프트웨어였다"며 최근 AI 업계를 뒤흔든 중국 딥시크(DeepSeek) 사례를 언급하며 핵심을 짚었다.

이는 현재 AI 산업의 본질을 보여준다. 엔비디아가 GPU 하드웨어로 사실상 독점 구조를 만들었지만, 진짜 혁신은 '어떻게 더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AI를 구동할 것인가'에 있다는 것이다.

조 CEO는 "엔비디아가 풀지 못하는 문제를 소프트웨어로 해결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밝혔다. AMD 등 다양한 반도체와 협업해 특정 칩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하드웨어에서 최적화된 성능을 구현하는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버린 AI의 진짜 의미: 보호막이 아닌 경쟁력 도구

정부가 강조하는 '소버린 AI' 정책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김한준 퓨리오사AI 공동창업자 겸 CTO는 "소버린 AI는 단순한 산업 보호가 아니라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강원 CEO는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세 가지 길을 제시했다. 

1. OpenAI 의존: 서비스 장애와 의존성 위험 감수

2. 오픈소스 활용: 미국 최신 기술 대비 2~3년 격차 수용

3. 독자 개발: 오픈소스를 능가하는 모델 직접 구축

그는 "소버린 AI는 뒤처진 기술을 내수 보호 논리로 유지하는 게 아니라, 오픈소스를 뛰어넘는 역량을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이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또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기업들이 찾는 인재상은 명확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역량과 고차원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다.

조강원 CEO는 "채용 축소는 현실이지만 기업도 여전히 '좋은 사람'을 찾기 어렵다"며 "정답 없는 과제에서 스스로 길을 트는 역량을 보여주는 인재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AI 시대 핵심 역량으로 '프롬프트를 잘 쓰는 능력'이 부각됐다. 김한준 CTO는 "프롬프트를 잘 쓰는 능력은 교육·조직 관리 이론과 비슷하다. 대인관계와 설명력이 좋은 사람들이 보통 프롬프트도 잘 다룬다"고 설명했다.

창업의 현실: "90%는 난관, 감정 진폭 줄여야 지속 가능"

창업에 대한 조언도 현실적이었다. 조강원 CEO는 "스타트업의 일상은 80~90%가 난관"이라며 "힘든 일을 평상시 상태로 받아들이고, 즐거운 일에 과도하게 도취되지 않는 것이 지속성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한준 CTO 역시 "창업은 본질적으로 힘든 길이기에 기본적으로는 말리는 편"이라면서도 "AI 에이전트 활용으로 적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어 기회비용은 과거보다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기술보다 실행, 보호보다 경쟁

이날 강연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했다. AI 시대 생존법칙은 '기술력'이 아니라 '실행력'과 '비용 효율성'이다. 국가 차원에서도 산업 보호보다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개인에게는 "AI를 잘 다루는 능력", 즉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역량과 고차원 문제 해결 능력이 새로운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단순히 AI 기술을 아는 것을 넘어, AI와 효과적으로 협업하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가 앞으로의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