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전자·100만닉스’ 신화 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란?
‘20만전자·100만닉스’ 신화 쓴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란?
  • 김다솜
  • 승인 2026.04.21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I 인프라 경쟁에 4년 주기론 침몰…공급 제약 속 내년 상반기까지 호황 예고
반도체 투톱 시총 비중 40% 돌파…전쟁 악재 뚫고 상장사 이익 792조원 견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딛고 체질 개선 과제

삼성전자 주가가 20만원의 고지를 점령하고 SK하이닉스가 100만원선에 안착하는 등 국내 반도체 ‘투톱’이 증시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미·이란 전쟁이라는 대형 지정학적 악재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엄습했음에도 반도체 대형주들은 오히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코스피 6000선 회복의 일등 공신이 됐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실적 개선을 넘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이례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도체 산업은 통상 경기에 따라 수요와 공급이 널뒤며 약 4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불려 왔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이같은 전통적 통계 수치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글로벌 반도체 경기 확장세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반도체 시장은 일반적인 경기 순환 주기를 훨씬 넘어 수년간 상승세가 지속되는 초대형 호황인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했다. 

한은은 이같은 확장세가 공급 제약 등을 고려할 때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특히 AI 모델이 고도화될수록 연산 처리에 필요한 반도체 수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이는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투자가 집행되는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다.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반도체 독주가 견인하는 7500피 시대의 서막 

반도체 업황의 수직 상승은 국내 증시의 지형도를 근본적으로 바꿨놓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합산 시가총액 비중은 이미 전체의 40.9%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중심의 실적 개선세에 힘입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의 전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5% 증가한 79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현재 한국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4배로 글로벌 평균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될 경우 코스피 지수가 연내 7500선까지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55% 급증하며 1시간마다 약 265억원을 벌어들이는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분기 영업이익이 4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증권가는 목표주가를 최대 190만원까지 상향 조정하고 있다. 

호황 국면이 이어지는 중이지만 거시경제적 측면에서의 불확실성도 공존한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가 이달 초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중동 사애테 따른 유가 상승과 물가 부담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조다. 

나틱시스는 이같은 공급 충격을 반영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1.0%으로 하향 조정하며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을 언급했다. 

산업 구조의 질적 측면에서도 과제가 남아있다. 신한매리전략연구소의 보고서는 코스피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이 반도체라는 단일 섹터에 집중돼 있어 업황 변화에 따른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또한 지속적인 우상향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의 플랫폼화와 더불어 에너지, 배터리, 바이오 등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의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슈퍼사이클의 혜택이 경제 전반의 성장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반도체에 편중된 이익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